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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 <2> 100여 명에게 새 삶 주고 별이 된 청년 이진주 엘리사벳씨

재생 시간 : 03:05|2022-11-03|VIEW : 207

두 달 전 갑자기 뇌사에 빠진 20대 청년이 백여 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났다는 사연,지난주에 전해드렸죠.인체조직과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故 이진주 엘리사벳 씨의 아버지를 만나봤습니다.김형준 기자입니다.[기자] 오늘도 이윤식씨의 집에는 향이 꺼지지 않습니다.건강했던 딸 진주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건 지난 9월 13일.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

두 달 전 갑자기
뇌사에 빠진 20대 청년이
백여 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났다는 사연,
지난주에 전해드렸죠.

인체조직과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故 이진주 엘리사벳 씨의
아버지를 만나봤습니다.

김형준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도 이윤식씨의 집에는 향이 꺼지지 않습니다.

건강했던 딸 진주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건 지난 9월 13일.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윤식 엠마누엘 / 故 이진주씨 아버지>
"진주 친구한테서 전화가 급하게 왔더라고요. 듣는 순간에 벌써 느낌이 팍 오는 거예요. 급하구나. 무슨 일이냐 이러니까 병원에 도착했는데 금방 뇌사가 됐다는 거예요."

식사 중이던 진주씨의 갑상선에 갑작스럽게 이상이 생긴 겁니다.

아버지는 강릉에서 수원의 성빈센트병원까지 한 달음에 달려갔지만, 딸은 다시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이윤식 엠마누엘 / 故 이진주씨 아버지>
"중환자실에 가보니까 면회를 시켜주더라고요. 싸늘하더라고. 손도 만져보니까 싸늘했고…"

생전 어려운 사람을 돕길 좋아했다는 진주씨.

아버지는 곧 딸이 가장 뿌듯해 할 마지막 나눔을 결심했습니다.

바로 인체조직과 장기기증이었습니다.

그렇게 진주씨는 100여 명에게 희망을 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윤식 엠마누엘 / 故 이진주씨 아버지>
"진주 눈을 누가 가지고 가 갖고 이 세상을 밝게 볼 수 있으면. 찾아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진주가 보는 세상이 있으니까. 저는 생각에 가슴 속에 묻었지만 안 죽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장기기증을 통해서는 심장과 안구 등을 포함해 최대 9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조직기증은 피부나 뼈, 신경 등을 나눠 100여 명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줄 수 있습니다.

<박진아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
"인체조직기증 같은 경우에는 뼈, 연골, 근막, 피부, 양막, 인대 및 건이라든지 심장 판막과 혈관이 포함이 되고요. 장기기증에 비해서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게 현실입니다."

진주씨는 어려서 어머니와 헤어져 바쁜 아버지를 대신해 동생을 챙겼습니다.

중학교 때는 아버지를 따라 동생과 함께 입교해 엘리사벳이라는 세례명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착한 딸을 살갑게 챙기지 못했다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저 딸이 나눈 생명으로 아픈 이들이 건강해지길 바랄 뿐입니다.

<이윤식 엠마누엘 / 故 이진주씨 아버지>
"제가 살뜰하게 그렇게 대하고 그러지 못했어요. 제가…. 저희 딸 조직을 가지고 와서 건강하게 됐으면… 제가 뭐 그냥 건강하게 사시라고…"

진주씨와 같은 장기, 조직 기증을 사전에 희망한 이들은 220만 여명.

전 국민의 4% 가량에 불과합니다.

숭고한 생명나눔을 위한 더 큰 관심이 절실합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