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7/20-<4> 인권 조사관이 헤아린 수많은 삶···최은숙 「어떤 호소의 말들」

재생 시간 : 02:48|2022-07-20|VIEW : 270

인권 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인권위원회.20년간 수많은 진정인을 만나온 인권 조사관이 책을 펴냈습니다.최은숙 엘리사벳 인권 조사관을전은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기자] 2001년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 곳곳 억울한 이들의 호소가 모이는 곳입니다.인권위 출범부터 20년 동안 인권 조사관으로 지내온 최은숙 조사관은 한 ‘악성 민원인’을 특별하게 기억...

인권 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20년간 수많은 진정인을 만나온
인권 조사관이 책을 펴냈습니다.

최은숙 엘리사벳 인권 조사관을
전은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2001년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 곳곳 억울한 이들의 호소가 모이는 곳입니다.

인권위 출범부터 20년 동안 인권 조사관으로 지내온 최은숙 조사관은 한 ‘악성 민원인’을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한 파출소를 감시하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낸 중년.

파출소 경찰들은 역으로 민원인을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고, 최 조사관이 사연을 듣고자 그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 중년은 “조사관을 만나기 위해 일당을 포기하고,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최은숙 엘리사벳 /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굉장히 낡고 오래되고 유행이 지난 옷이었던 거예요. 당신 얘기를 한 시간 들어줬을 때 왜 악성 민원인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분이 갖고 있는 언어가 있거나 호소의 방법이 있거나 법률적으로 다툴 수 있는 절차를 알고 있었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최 조사관은 억울한 이가 해결법을 찾지 못할 때 인권위를 찾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 사람의 울분이 겹겹이 쌓이면 감춰졌던 사회 문제가 드러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잘못된 수사로 누명을 쓴 시민, 폭력을 묵묵히 겪어내는 스포츠 선수, 등….

최 조사관은 수많은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그간의 이야기를 책 「어떤 호소의 말들」에 담아냈습니다.

그는 인권위 조사관으로 20년을 보내면서 사회 문제가 점점 더 복합적으로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진정서에 쓰인 사건 너머 삶의 무늬까지 헤아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은숙 엘리사벳 /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어떤 일도 그렇게 이분법적인 것은 갈수록 없어요. 저희가 자세히 얘기 들어서 갈피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결정을 내렸는데도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그런 일들이 쌓이는 것 같거든요.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는 게 인권업무 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인권침해 진정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최 조사관은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좋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무관해 보일지라도 여러 인권문제에 관심을 두는 ‘인권의 마음’을 키우면 사회는 좋아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은숙 엘리사벳 /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당장 내 아이가 군인은 아니지만, 스포츠 선수가 아니지만 그곳에 귀 기울이면서 또 그곳이 변하면 내가 딛고 있는 곳도 변하고. 또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곳에 살 수 있잖아요. 사실 우리만 잘 살 수는 없거든요.”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