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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월) - <1> 순교복자들의 무덤 속 백자…“왼쪽에 권공의 무덤이 있습니다”

재생 시간 : 04:33|2021-09-27|VIEW : 208

제목 : 순교복자들의 무덤 속 백자…“왼쪽에 권공의 무덤이 있습니다”[앵커] 순교자성월인 이달 초 한국 교회는 세 순교복자의 유해를 발견하는 경사를 맞았습니다.이때 순교복자들의 유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건 유해와 함께 출토된 백자 그릇이었는데요.무덤 주인의 신원을 알리는 묘지석 역할을 한 것은 물론 주변에 함께 묻힌 순교자의 무...
제목 : 순교복자들의 무덤 속 백자…“왼쪽에 권공의 무덤이 있습니다”

[앵커] 순교자성월인 이달 초 한국 교회는 세 순교복자의 유해를 발견하는 경사를 맞았습니다.

이때 순교복자들의 유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건 유해와 함께 출토된 백자 그릇이었는데요.

무덤 주인의 신원을 알리는 묘지석 역할을 한 것은 물론 주변에 함께 묻힌 순교자의 무덤 위치를 알리는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순교복자 유해 감식을 총괄했던 이영춘 신부는 감식 과정을 회상하며 기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장현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의 묘에서 출토된 ‘백자사발지석’입니다.

바닥면엔 윤지충 복자의 인적사항이, 그 오른쪽 옆면에는 무덤의 조성시기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현장음>
“속명(俗名), 속명은 세상 이름지요. 속명은 ‘지충(持忠)’이다. ‘지충’, 이 ‘지충’의 글씨를 볼 때 가슴에 뭉클한 것이 올라왔지요.”

[[그림1]]

가장 특이한 점은 사발 왼쪽 옆면에 적힌 내용입니다.

‘권공묘재좌(權公墓在左)`.

바로 윤지충 복자의 무덤 왼편에 권상연 복자의 무덤이 있음을 알려주는 문구입니다.

반대로 권상연 복자의 무덤에서 출토된 백자사발엔 윤지충 복자의 무덤 위치를 암시하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한 사람의 무덤을 찾으면 다른 사람의 무덤도 찾을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선조들의 바람대로 이영춘 신부는 백자사발을 보자마자 무덤의 주인이 두 순교복자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영춘 신부 / 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장>
“처음에 그 사발을 보고 뭔가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써져 있는 명문, 먹으로 정말 잘 써진 한자죠. 근데 거기에서. ‘지충’, ‘상연’ 글자를 봤는데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이어 같은 집안사람임을 증명할 수 있는 ‘Y염색체’ 검사 결과 역시 발견된 유해는 두 순교복자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영춘 신부 / 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장>
“해남 윤씨 남성 다섯 분, 또 안동 권씨 남성 다섯 분과 Y염색체. 그러니까 부계 염색체라고 하는데, 부계 염색체 중에는 그 집안만 가지고 가는 염색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요. 그래서 그 방법을 선택하는데 비교해 본 결과 100%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두 순교복자의 유해가 밝혀짐과 동시에 비슷한 백자제기그릇이 출토된 8호 무덤 유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다만 백자제기에는 두 순교복자의 백자사발과 달리 아무런 내용이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이때 이영춘 신부는 유해에서 양팔과 양다리에 골절 흔적이 있음에 주목해, 무덤의 주인을 윤지충 복자의 동생이자 신유박해 순교자인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로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유전자 검사에서 8호 무덤의 유해가 윤지충 복자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전주교구는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 특별법정을 열고 유해의 진정성 공증과정을 점검한 후 세 순교복자의 유해임을 선언했습니다.

이영춘 신부는 세 순교복자의 유해임을 선언한 순간을 “영광의 법정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림2]]

<이영춘 신부 / 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장>
“사형 선고를 받아서 순교한 그 법정과 이번에는 이분들이 정말 공경 받아야 할 만한 복자들이다. 이게 그 진정성을 확인한다는 것을 판단해 주는 어쩌면 영광의 법정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

다만 이 신부는 “하느님께서 200여 년이 지난 지금 순교복자들의 유해를 다시 세상에 보낸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영춘 신부 / 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장>
“기쁨, 감사 그러나 무거운 책임감. 이제 우리가 증언해야 될 차례라는 그 느낌. 이제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의 뜻이 뭔가, 그것은 이제는 우리가 증언해야 될 차례다.”

한편 전주교구는 지난 24일 보고회를 열고 세 순교복자의 유해 발견과 진정성 검증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전주교구는 또 세 순교복자의 유해를 초남이성지에 안치하고 성지 개발 사업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순교자 현양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CPBC 장현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