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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 <3> 주치의가 전하는 정진석 추기경 "모범 환자이셨어요"

재생 시간 : 05:11|2021-05-04|VIEW : 189

5/4(화) - 주치의가 전하는 정진석 추기경 "모범 환자이셨어요"[앵커] 정진석 추기경은 선종 전 두 달 넘게 서울성모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추기경은 여러 번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미소와 배려를 잃지 않았는데요.주치의 김영균 교수로부터 정진석 추기경의 마지막 순간을 들어봤습니다.김혜영 기자입니다.[기자]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한 지 일주일....
5/4(화) - <3> 주치의가 전하는 정진석 추기경 "모범 환자이셨어요"

[앵커] 정진석 추기경은 선종 전 두 달 넘게 서울성모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추기경은 여러 번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미소와 배려를 잃지 않았는데요.

주치의 김영균 교수로부터 정진석 추기경의 마지막 순간을 들어봤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한 지 일주일.

추기경이 하느님 품에 안긴 바로 그 병실에서 주치의 김영균 교수를 만났습니다.

김 교수는 추기경의 선종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실감이 안 가죠 당연히. 바로 여기 계셨는데? 실감이 안 갑니다.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시는 것 같고요.

추기경은 몸이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잘 하지 않았습니다.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늘 인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어디 불편하세요?’ 물어보면 ‘응, 조금’ 그럼 그 조금이 일반 사람 기준으로 하면 많이 꽤 아픈 거에요. 웬만해 아픈 것은, 불편한 것은 말씀 안 하시는 거죠.

의료진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의료진의 권고를 철저히 따랐던 추기경.

‘모범적인 환자’였지만, 연명의료 만큼은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김영균 교수는 추기경의 뜻을 따르느라 마음의 갈등이 심했습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정말 내가 이래도 되는 거야? 다른 분도 아니고 추기경님이신데? 내가 의사인데? 주치의인데? 내가 지금 이렇게 아무리 추기경님 말씀을 내가 따른다고 해도 이래도 되는 거야? 하는 그런 정신적인 갈등이 있었는데...

호흡기내과 교수인 김 교수가 정 추기경을 처음 만난 건 1999년입니다.

2012년부터는 총괄 주치의로서 추기경의 건강과 진료를 직접 챙겼습니다.

추기경과 인연을 맺은 지 22년.

추기경의 온화한 미소는 의료진에게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분명히 추기경님이 환자로 오셔서 진료를 보고 가셨는데 힐링을 오히려 저희들이, 의료진들이 받은 느낌 있죠? 그거 느낌 아시죠? 다녀가시면 우리가 힐링을 받은 느낌이에요.

추기경은 선종하기까지 65일간 입원해 있으면서 고비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도 깨어나길 반복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그런데 정말 기적같이,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기적같이 열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어느날 이제 수녀님이 여기 계시고, 간호사가 이제 간호하러 처치하러 들어왔는데 (정진석 추기경이) 갑자기 눈을 뜨시고 ‘평화를 빕니다’ 이러셔 가지고, 수녀님하고 간호사가 깜짝 놀란 거에요.

컨디션이 좋은 날엔 병문안을 온 사제들과 함께 ‘하느님 만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정진석 추기경이) ‘하느님 만세’ 이러니까 여기 계신 분들이 전부 다 ‘하느님 만세’ 만세 삼창을 했죠 우리가 그 때. 그러셨어요. 그렇게 좋아진 적이 있으셨고...

정진석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 시절 서울성모병원 개원을 위해 교황청을 직접 설득하는 공을 들였습니다.

추기경은 투병 중에 "자신이 만든 병원에서 신세를 질 줄 몰랐다"며 머쓱해 하기도 했습니다.

김영균 교수는 추기경이 병실에서 즐겨 앉던 의자에 앉아 추기경과의 추억을 회상했습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여기를 너무 좋아하셨어요. 항상 우리가 회진 돌 때 들어오면, 이런 상태로 이렇게 앉아 계시면 여기서 청진기 대고 청진도 하고 그랬어요.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이자 중앙고 후배이자 천주교 신자인 김영균 프란치스코 교수가 정진석 추기경에게 영상편지를 보냅니다.

<김영균 프란치스코 / 정진석 추기경 주치의>
추기경님, 저 보고 계시나요? 추기경님 사목표어 ‘Omnibus Omnia’ 모든 것을 모든 이에게 주는 신앙생활을 하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하신 말씀, 제가 평생 가슴에 간직하고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면서 살겠습니다. 추기경님, 생전에 그렇게 염원하셨던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 시복이 꼭 성사돼서 추기경님이 하늘에서 크게 웃으실 수 있도록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모든 것을 제가 다 하고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추기경님, 이제 주님 곁에서 평화로이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