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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 <4> 여론조사 80.7% ''조력자살보다 돌봄지원 우선''

재생 시간 : 03:51|2022-09-07|VIEW : 166

말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의사조력자살 법안이 발의된 후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의사조력자살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묻는여론조사가 실시됐는데요.의사조력자살 합법화보다는돌봄 지원 체계 강화가 우선이라는 답변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윤재선 기자의 보도입니다.[기자] 지난 6월 이른바 ''조력존엄사''로 표현한 의사조력자살 법안을 대...
말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의사조력자살 법안이 발의된 후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묻는
여론조사가 실시됐는데요.

의사조력자살 합법화보다는
돌봄 지원 체계 강화가 우선이라는 답변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윤재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월 이른바 ''조력존엄사''로 표현한 의사조력자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무르익었다는 점을 법안 발의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지난해 3월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76%가 안락사나 의사조력자살 입법화에 찬성했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1년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 인식은 어떨까.

한국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윤리이사인 강정훈 국립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27일부터 열흘간 실시됐습니다.

먼저 정부와 국회가 존엄한 죽음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의사조력자살 합법화란 답변은 13.6%에 그쳤습니다.

반면 간병비와 의료비 등의 경제적 지원,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 확충과 지원이라는 응답이 80%를 넘어 6배 가량 높았습니다.

일선 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경은 / 대한종양내과학회 윤리위원장>
"집 같은 병원이 필요해요. 집 같은 병원, 병원 같은 집은 현실적으로 정말 어렵습니다. 서울에서. 제가 이제 다른 데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저는 집 같은 병원이 필요하고 그게 호스피스 인프라로 해결이 돼야 한다고 봐요."

이번엔 보다 구체적으로 의견을 물었습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한 안락사 또는 의사조력자살 법제화보다 생애말기 돌봄을 위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찬성한다 58.3%, 반대한다 9.6%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의사조력자살 법제화가 가져올 악영향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발견돼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의 마지막을 보낸 60대 말기 환자를 돌봐온 의사의 체험담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김철민 / 대한가정의학회 재무이사>
"(만일 의사조력자살이 합법화되었다면) 그 환자는 가족들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가족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도 알지 못했을 것이고 가족들과 마지막 여행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자기의 62년 인생을 정리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유언장도 남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번엔 말기 진단을 받는 상황임을 전제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6명 가까이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문제는 말기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체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지원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5%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를 모른다는 응답은 60%나 됐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전혀 모른다고 답했고, 알고 있다는 응답은 27%를 조금 웃돌았습니다.

이번 국민인식 조사는 이른바 ''조력존엄사''법안의 찬반 논쟁에 집중하기보다는 정책과 제도 논의를 통해 사회적 돌봄이 확장된 ''품위 있는 죽음''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