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6/3(목) - <3> "천주교가 악행 저질렀다"…제주 문창우 주교의 대답은?

재생 시간 : 03:58|2021-06-03|VIEW : 388

6/3(목) - "천주교가 악행 저질렀다"…제주 문창우 주교의 대답은?[앵커] 이번엔 제주 소식입니다.120년 전 아픈 역사인신축교안을 솔직하게 마주한제주교구의 모습 어떻게 보셨나요?교회 행사에 그치지 않고도민들과 함께한 점이 눈에 띄었는데요.맹현균 기자가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를 만나봤습니다.[기자] 소설가 현기영의 작품 「변방에 우짖는 새」를 보면...
6/3(목) - <3> "천주교가 악행 저질렀다"…제주 문창우 주교의 대답은?

[앵커] 이번엔 제주 소식입니다.

120년 전 아픈 역사인
신축교안을 솔직하게 마주한
제주교구의 모습 어떻게 보셨나요?

교회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민들과 함께한 점이 눈에 띄었는데요.

맹현균 기자가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소설가 현기영의 작품 「변방에 우짖는 새」를 보면 신축교안 당시 천주교 신자의 만행이 이렇게 표현됩니다.

<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
"교인 중에는 열심 교우도 많았지만, 신부의 세력을 믿고 협잡·난봉을 일삼는 불량 교인도 허다했다."

조불수호통상조약이 타결된 이후 180도 달라진 프랑스 선교사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
"교리책에 쓰인 말과는 실지가 영 딴판이더라 이거요. 천주 십계를 열심히 수계할 생각은커녕 도리어 욕되게 허니, 그런 개망나니들이 천당 가는 교라면, 난 죽어서 지옥 불 속에 떨어질지언정 그런 교는 못 믿어."

신자였다가 교회를 떠난 강우백의 한탄은 당시 민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교리를 내세워 토착 문화를 배척한 사례도 등장합니다.

<강옥희 / 상명대학교 교수>
"씻을 수 없는 역사적인 비극을 만들었던 이야기가 이런 상황들이 이런 사건이 신축교안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당시 프랑스 선교사가 상당한 권력을 지녔다는 점.

일부 천주교 신자가 교회를 앞세워 악행을 저질렀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교회는 신자들의 희생, 교회의 피해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과거 교회의 입장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문창우 주교 / 제주교구장>
"과거의 우리에게 벌어졌던 여러 시행착오들 속에서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아픔과 갈등과 서로가 이해되지 못한 사건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을 반추해본다는 건 늘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이제 다시는 그런 것이 재발되지 않고 일어나지 않겠다는 교훈이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제주의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죠."

이번 심포지엄과 화해의 탑 제막식 등의 행사에서 주목할 점은 역사 문제를 대하는 교회의 모습뿐이 아닙니다.

교회가 기획한 행사에 도민사회에서 함께 참여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교구도 교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삼의사비`를 기억하는 행사에 함께할 예정입니다.

서로에 대한 무관심으로 각자의 주장 만을 발전시켰던 지난 100년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입니다.

과거사를 대하는 교회의 솔직한 태도, 100여 년 동안 이어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회의 노력은 높게 평가됩니다.

다만 `신축교안`이 `이재수의 난`보다 널리 알려지지 못한 점, 한국사의 한 부분임에도 전국적으로 의제화가 되지 못한 점 등은 숙제로 남습니다.

<문창우 주교 / 제주교구장>
"신축교안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굉장히 크다. 과거의 사건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늘 겸손하지 않으면 우리가 늘 소통하지 않으면 천주교의 모습이 교회답지 못한 모습으로 때로는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이 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런 안에서 우리 교회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이정표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면에서 교회의 이정표로서 신축교안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축교안의 사례는 향후 선교사들의 교육에 충분히 활용될 가치가 있습니다.

원주민의 문화가 보존되면서 선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아마존 시노드를 개최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면에서 신축교안은 인구의 10% 정도인 한국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하는지 보여주는 교훈적 표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