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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수) - <2> 이재수의 난, 민군 주둔지에 ''화해의 성당'' 건립 이유는?

재생 시간 : 03:39|2021-06-02|VIEW : 259

6/2(수) - 이재수의 난, 민군 주둔지에 ''화해의 성당'' 건립 이유는?제주교구가 120년 전 아픈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고화해와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제주교구가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화해의 탑을 세웠습니다.탑이 세워진 곳엔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맹현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기자] 흰 천에 가려진 `화해의 탑`이 등장합...
6/2(수) - <2> 이재수의 난, 민군 주둔지에 ''화해의 성당'' 건립 이유는?

제주교구가 120년 전
아픈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고
화해와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제주교구가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화해의 탑을 세웠습니다.

탑이 세워진 곳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

맹현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흰 천에 가려진 `화해의 탑`이 등장합니다.

두 사람의 얼굴 아래로, 한 데 모인 제주도민의 모습을 형상화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맹현균 기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지난해 신축교안 화해의 탑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신축교안이 발생한 지 120년이 지나 다시 찾아온 신축년에 이렇게 화해의 탑을 세웠습니다. 이곳은 신축교안 당시 희생된 천주교 신자들이 잠들어 있는 장소입니다."

탑이 세워진 황사평은 의미가 중첩되는 장소입니다.

신축교안때 희생된 천주교 신자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면서, 120년 전 이재수를 비롯한 민군이 제주성 입성을 위해 집결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어 문 주교는 황사평에서 시작되는 신축화해 길 약 10km 구간을 걸었습니다.

신축교안 희생자들이 임시로 매장됐던 별도천을 거쳐 제주 4·3 당시 마을 전체가 불타 없어진 곤을동 마을 터로 향했습니다.

<문창우 주교 / 제주교구장>
"하늘에서 저희들이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기뻐하시리라는 믿음에 확신을 가지면서 묵주기도 하면서 걸었습니다. 햇볕 쨍쨍한 데서 걷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길에 담겨 있는 의미 자체가 신축년의 화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그 분들이 살았던 삶을 생각한다면 오늘 우리가 화해와 상생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라고 하는 마음을 갖게 되니까 한결 걷는 것이 가벼웠습니다."

그리고 관덕정에 도착했습니다.

관덕정 역시 의미가 겹치는 곳입니다.

민군 입장에서는 제주성 입성에 성공한 장소이지만, 교회 입장에서는 천주교 신자 300여 명이 처형된 가슴 아픈 곳이기 때문입니다.

문 주교는 신축화해 길 종착지인 제주교구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신축교안 때 희생된 모든 사람을 위해 위령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문창우 주교 / 제주교구장>
"가해자와 피해자로서가 아니라 오늘 신축교안 120주년에 모든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참된 부활의 길을 걸어가는 이 시대의 빛과 소금으로 늘 우리를 함께 지켜봐 주시길 기도합니다."

세계적인 인류학자 케임브릿지대학 권헌익 교수는 제주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영모원이라는 공간에 주목했습니다.

영모원의 특징은 4·3 희생자와 군·경 희생자가 함께 잠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4·3 희생자 위령비` 뒷면에는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라`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주교구는 신축교안에 대해서도 가해자와 희생자 구분을 뛰어넘는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시작은 황사평 성역화 사업이 될 전망입니다.

<현요안 신부 / 제주교구 사무처장>
"화해의 탑을 세우고 화해의 성당 건립 추진, 그리고 역사 추모공원 등을 차례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성당에서는 위령 미사와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억 미사를 봉헌하고 역사 추모공원에서는 후손들을 향한 역사적 사실을 위한 교육 장소가 되어야만 합니다."

신축교안 120주년을 맞아 화해의 탑이 세워진 황사평과 문창우 주교의 발걸음이 닿은 곳들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