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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기도 나무

김문희 신부(서울대교구 병원사목위원회 서울대학교병원 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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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9 발행 [1667호]
▲ 김문희 신부



저희 원목실에는 ‘기도 나무’가 있습니다. 높이가 1미터 정도 되는 초록색 나무인데, 실제 나무는 아니고 인공으로 만들어진 나무입니다. 봉사자 한 분께서 나무에 걸 수 있는 작은 메모지를 예쁘게 만들어주시는데, 사람들은 그 메모지에 자신이 기도하고 싶은 내용이나 원목실에 기도를 청하는 내용을 적습니다. 그리고 어느 가지에 걸어놓을지까지도 몇 번을 고심하며 정성껏 기도 지향을 놓고 가십니다. 나무에 기도 열매가 가득 차면 원목실에 모아놓고 기도해드립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기도 지향을 모아놓고 미사도 봉헌해 드립니다.

처음 우리 병원에 왔을 때는 원목실 문 안쪽에 기도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목실 문을 닫는 저녁에서 다음 날 아침까지, 그리고 공휴일에도 사람들이 기도를 걸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기도 나무가 원목실 문 바깥에 있는데, 가끔 밤사이 엄청나게 많은 기도 열매가 달리기도 합니다.

기도의 내용 대부분은 병이 치유되기를 바라는 청원입니다. 그 외 학업, 취업, 사업, 임신 등에 관한 내용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기도는 대부분 자기 자신을 위해 혹은 가족이나 지인을 위한 청원이 많습니다. 어느 날 오랫동안 치료 중인 한 어린이가 아래와 같은 기도를 적어놓았습니다.

“병원에 있는 친구들이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김준성 스테파노.”

이 기도를 적은 어린이는 몇 번의 수술과 함께 힘든 치료의 과정을 거쳐 현재 재활 중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친구의 고통을 보고 하느님께 청을 올렸습니다. 가끔 어린이의 마음이 가지는 깊이에서 하느님을 더 가까이 만나게 됩니다. 어린이와 같이 하늘나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예수님 말씀을 기억하며, 오늘은 독자 여러분께 지금도 병원에서 투병 중인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부탁해봅니다.



※이 글은 준성이가 미리 보았고, 어머니께서 이름이 나와도 좋을 것 같다 하여 실명을 기재합니다.
해당 내용이 편집 과정의 실수로 지면에는 게재되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원목실장 김문희(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병원사목위원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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