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박예진의 토닥토닥] (21)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원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상)

[박예진의 토닥토닥] (21)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원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상)

Home > 사목영성 > 박예진의 토닥토닥
2022.05.29 발행 [1664호]
▲ 박예진 회장



시골에서 자란 희진씨는 5월이 되면 라일락꽃을 찾아다닙니다. 라일락 향기를 맡으며 푸르게 변해가는 잎사귀들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어릴 때 추억 때문이겠지요. 희진씨에게는 라일락 향기를 음미하며, 아카시아나 메뚜기로 튀김을 해먹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아름다운 추억이 있을 텐데요, 이런 추억들은 내가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우연한 기억은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자주 떠올리는 기억이나 자주 꾸는 꿈 등은 현재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 했으며,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5세 전후의 기억이 중요한데요, 현재의 사고방식과 자주 느끼는 감정, 습관화된 행동들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희진씨의 경우는 지금도 꽃을 좋아하고, 향기가 나는 것들과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특색 있는 음식을 좋아해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맛집은 꼭 들른다고 하지요. 아마도 라일락 향기를 좋아하고 아카시아를 따 먹던 어릴 때의 기억이 영향을 준 것일 텐데, 이렇게 기억에서 나의 오감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라일락과 아카시아에서 비롯된 후각, 튀김을 해먹던 미각이 희진씨에게 잘 발달한 감각이지요.

물론 꼭 좋은 기억만이 오감을 발달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을 때 들었던 소리나 장면, 냄새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냄새를 맡았을 때 안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이런 감각들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억 속에서 나의 발달한 감각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부정적인 경험 때문에 발달한 감각일지라도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자원으로 전환해 발달시킬 수가 있습니다. 아무리 부정적인 뿌리로부터 발달되었다고 해도 나의 오감은 살아온 세월만큼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청각에 민감하다면 좋은 소리를 녹음해두고 긴장될 때나 불안할 때 들으면 됩니다. 따라 부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손이나 몸으로 느껴지는, 촉각적인 면이 더 좋다면 애착 인형이나 반려견, 좋아하는 대상과의 스킨십을 통해 안정적 자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각적인 요소로 기분이 전환된다면 좋아하는 장면을 촬영해두고 부정적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옷이나 액세서리의 컬러 매치를 통해 포인트를 주는 것도 괜찮겠지요.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꺼내어 의식화하는 것은 무척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을 내 안에 쌓아두고 꾹꾹 눌러두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우리의 마음뿐만 아니라 몸에도 영향을 줍니다. 분명 몸이 모두 기억하고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는데, 그조차도 바쁘다는 이유로, 지금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로, 다른 게 우선이라는 이유로 미뤄둔 나머지 우리 몸이 둔감해져서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감각을 되살리는 일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큰 도움이 될뿐더러 삶에 대한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렇듯 우리는 오감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긍정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경험에 더 초점을 맞추어 나에게 이로운 것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인간은 참 위대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사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을 우리 안에 다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우리가 이러한 나만의 자원들을 더 발전시켜서 살아가는 강점으로 활용하면 더 행복하겠지요? <계속>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