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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 받은 복음의 사도로 달릴 길을 다 달리겠습니다”

“부르심 받은 복음의 사도로 달릴 길을 다 달리겠습니다”

[창간 34주년 특집] 서른네 살 가톨릭평화신문의 현주소와 고민,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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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5 발행 [1662호]
▲ 평화신문 창간호



가톨릭평화신문이 5월 15일로 창간 34주년을 맞았습니다. 서울대교구가 매스컴을 통한 복음 선포에 나선 날입니다. 신문을 ‘복음 전파의 사도’라 생각하면 오늘이 생일쯤 되겠네요. 창간을 맞아 신문에 대한 딱딱한 소개보다는 가톨릭평화신문의 현주소, 고민, 나아갈 길 등에 대해 독자들과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의 역할

△이 땅의 진실을 드러내는 ‘정직한 신문’ △이 세상을 진리와 사랑에 의한 인간다운 사회로 만들어나가려는 선의에 장애가 되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독립된 신문’ △‘그리스도의 평화 실현을 지향하는 신문’이 그것이다.

1988년 5월 15일 평화신문 창간사에 실린 글입니다. 지향 하나하나가 묵직하고 실현하기가 참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기에 신문의 나아갈 길, 매주 어떤 기사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가톨릭평화신문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한국 교회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복음의 사도로서 보람도 많았습니다. 두 번의 추기경 탄생과 선종 현장에서 신자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눴고,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는 밀착 취재를 통해 그 어떤 언론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며 소식을 전했습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세월호 사건 등 사회의 큰 아픔을 지면에 다루며 고통을 겪는 이들과 함께 울었습니다. 또한, 가난한 이들의 아픔, 복음 정신을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는 이들의 소식을 지면에 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시대에 종이 매체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신문을 비롯한 라디오, TV의 이용자가 감소하고 청소년과 젊은 층은 대부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얻습니다. 교회 내 적지 않은 잡지들이 폐간했고, “요즘 누가 종이 신문으로 뉴스를 보느냐”는 사람들의 지적에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구독중지 전화도 적지 않게 걸려옵니다. “주소가 변경됐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구독하는 가족이 돌아가셨다”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아마 배달 온 신문을 비닐도 뜯어 보지 않고 쌓아 둔다고 어렵사리 구독중지 전화를 했겠지요.


▲ 가톨릭평화방송은 2019년 12월 16일 서울 중구 본사 사옥에 전광판을 설치해 명동 일대에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의 프로그램 등을 알리고 있다. 본사 관계자들이 전광판의 운행을 축하하는 박수를 치고 있다.


아직 달릴 길을 다 마치지 못했기에

창간 34년, 사람의 나이로 치면 청년입니다. 급변하는 매스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시대의 징표를 이 시대의 언어로 담아 독자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어떤 기획을 해야 독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까, 외부 필진을 어떻게 구성해야 독자들에게 신앙의 울림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좀 더 쉽게 전달하고, 사회적 이슈를 복음의 눈으로 기사에 담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일주일이 하루처럼 짧게 느껴집니다.

때로는 지치기도 하지만, 독자들과 함께하기에 매주 신문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본지의 ‘사랑 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2001년 37명에게 4억 3818만 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성금 모금액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1년 49명에게 6억 127만 원을 전달할 것을 기점으로 성금 모금 액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2021년 한 해 본지는 성금 13억 5591만 6369원을 대상자 49명(개인 또는 단체)에게 전달했습니다. 물가 상승분이 있어 개개인의 성금 액수가 증가한 것도 있겠지만, 본인 구독 비율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 ‘종이 신문이 여전히 역할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신문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는 전화와 정치적 성향이 갈릴 수 있는 기사에 대한 거센 항의 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특히 대통령에 관한 기사가 실리거나 ‘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한 이슈가 생길 때면 전화가 빗발칩니다. “왜 그런 기사를 실었느냐. 실망했다. 절독하겠다”는 독자의 고성과 흥분된 마음이 수화기를 타고 전해옵니다. 어렵사리 통화를 마무리하면 “왜 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한 기사를 싣지 않았냐. 내부 지침이 있냐. 의도가 뭐냐”는 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납득하지 않는 분들을 보면 당사자들끼리 전화를 연결해주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신자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하여

구독률 38위, 유료구독률 20위, 열독률 53위…. 한국언론재단이 2021년 302개 신문 잡지를 대상으로 한 이용조사 보고서 중 가톨릭평화신문의 성적입니다.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본당 홍보활동에 어려움을 겪은 것을 감안하면, 신문 절독률도 완만하고 여전히 종이 신문을 선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홍보활동에 힘쓰면 반전도 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은 종이신문 구독 유도를 위해 본당 홍보활동에 힘쓰는 것은 물론 젊은 층에게 가톨릭평화신문을 전하기 위해 SNS를 통한 온라인 뉴스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보는 분들을 위해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서 기사 검색이 가능합니다.

또한, 창간 34돌을 전후로 인스타그램과 네이버포스트를 신설해 다양한 방법으로 기사를 전달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단순 행사 보도는 SNS와 온라인 뉴스를 통해 먼저 독자들에게 전하고, 지면에는 행사의 의미에 중점을 둬 보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종이와 온라인, 두 가지 전략으로 뉴스를 공급하지만, 신문 홈페이지 선호 기사와 페이스북 등을 통한 선호 기사가 차이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칼럼, 교회 이슈, 기획 기사의 조회 수가 높지만, SNS에서는 교회 내 이슈보다는 사제와 관련된 기사의 조회 수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사제서품식 예고 기사에도 신자들의 수많은 축하 댓글이 달리고 사제 선종 기사에는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는 글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양 냄새 나는 목자, 신자들 눈높이에서 사목하는 사제에 관한 기사에는 신자들의 관심과 응원이 쏟아집니다. 그러기에 종이 신문과 인터넷을 통한 기사 유통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여건상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복음을 전하라고 주님께 부르심을 받은 ‘복음의 사도’ ‘선발된 자’ 임을 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2022년 본사의 목표인 “깊은 데로 나가서 그물을 내려라”(루카 5,4)에 맞춰 기사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 시노드 △교회 청년의 목소리 △팬데믹과 신앙 △가난한 이웃에 관한 집중 보도를 통해 독자들의 더 깊이 소통하려 합니다. 전달력 높은 기사 작성과 가독성 높은 편집을 통해 예비 신자, 청소년, 어르신 등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선교지의 역할은 물론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6월 중 독자권익위원회를 출범, 신문이 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혼자서 할 수는 없습니다. 신문을 후원하시고 직접 읽으시는 독자들이 없다면 가톨릭평화신문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전하는 소식에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가톨릭평화신문이 전하는 소식은 공허한 외침이고 신문은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이 “기쁜 소식”이 되고 신문을 통해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다시 뛰겠습니다. 복음의 선포자로, 신문 창간 이념을 지면에 구현하는 날까지 가는 길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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