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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거리두기가 끝나고 거리가 돌아오다(최영일, 빈첸시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시사진단] 거리두기가 끝나고 거리가 돌아오다(최영일, 빈첸시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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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4 발행 [1659호]



2년하고도 1개월 만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졌다. 사적 모임의 인원 제한, 식당, 주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드디어 풀린 것이다. 이제 오랫동안 바라 마지않았던 일상이 우리에게 돌아온 것일까?

딱 요즘 봄 날씨에 노천카페 테이블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을 홀짝거리며 거리의 행인들을 바라보고, 여러 가지 물건을 파는 상점을 구경하고, 나무에 연둣빛으로 싱그럽게 돋아나는 이파리와 꽃들을 감상하고. 어디선가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Cheek to cheek’가 흘러나오고. 나는 당신과 뺨을 맞대고 춤을 춘다는 가사가 새삼스럽게 다가오고.

그런데 사실 낮에 카페에서 혼자 커피를 즐기며 시간 보내는 것은 그동안에도 가능했던 일이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최종적 해제가 가져오는 변화는 야간의 회식자리가 될 것 같다. 아니나다를까 직장별로 회식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들린다.

과거 고전적인 직장회식은 1차로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고, 2차로 호프집에서 맥주와 치킨으로 수다를 떨다가 3차로 노래방으로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았었다. 비단 코로나19 때문이 아니어도 직장회식문화가 과도하여 직원들에게 부담되는 경우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과음을 강요하거나 중간에 빠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3차까지 진을 빼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회식 갑질 논란도 많이 나와 회식문화는 바뀌던 중이다. 점심 회식을 선호하는 직장이 늘거나 저녁에도 1차에서 마무리하거나.

코로나19 초기에 위축된 경제와 관련해서 ‘보복소비’에 대한 우려, 혹은 기대도 있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억눌렸던 소비욕망이 분출하면서 지갑을 마구 열어 내수경기가 진작될 거라는 예측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보복회식’이 횡행할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다.

우리는 성찰하는 존재이기에 코로나19 이후 생활양식과 문화를 어떻게 재조정해야 할 것인지 잘 생각하고, 바람직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 코로나19의 진행과정 중 집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부모는 재택근무가 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늘었었다. 학생들은 집에서 비대면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영유아 보육의 부담이 많이 늘었었다.

이 기간 부부갈등 등 가족분쟁도 많아지고, 아동학대가 늘었다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도 보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와야 할 것은 거리의 문화이다. 식당이 가득 차고, 술집이 붐비고, 노래방이 다시 성업하는 것도 그동안 고통받았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 중요한 일이지만 이 모든 생태계가 연결되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기찬 거리와 도시는 삶의 지표이다. 동네를 한 바퀴 돌며 계절을 만끽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 우리는 새삼 느끼게 된다.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야.

맛의 신뢰감을 주는 노포가 있고, 트렌디한 카페와 주점이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에 배경을 더해주는 것, 거리를 따라 걷고, 그러다 보면 공원이 나오고, 이 공간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기뻐 보이고 즐거워 보이는 표정에 뭔가 공감되고, 화가 나 보이거나 슬퍼 보이는 인상들에는 또 뭔가 연민을 느끼는 것, 이런 것들이 소소한 일상 속에서 우리 생의 의지를 자극하는 공동체적 경험인 것이다.

필자도 20년 넘게 단골이지만 지난 2년간 한 번 못 가던 라이브 바에 가보려고 한다. 하우스밴드의 익숙한 올드팝을 들으며 맥주 한잔 하면 거리두기가 끝났다는 것이 실감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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