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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차기 정부, 한반도 평화의 서막 열까(임을출, 베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시사진단] 차기 정부, 한반도 평화의 서막 열까(임을출, 베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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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7 발행 [1658호]



우크라이나에서 시시각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참상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남의 일 같지 않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여 만에 수백만 명의 실향민이 발생하고, 수많은 사망자 특히 ‘대량학살(Genocide·제노사이드)’의 참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 세계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도자의 오판과 비합리적인 결정으로 일어난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설마 이런 일이 한반도에서도 일어날까.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남북 간의 아슬아슬한 긴장 국면을 들여다보면 한반도에서도 끔찍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한반도에서는 관련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만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전쟁의 서막은 거듭된 경고와 무시에서 열린다. 한쪽에서 경고하고, 다른 한쪽에서 무시하고 더 높은 수위로 맞서면 상호 불신과 오판을 낳고, 내부의 증오심과 상대방에 대한 혐오 등이 깊어질 때 전쟁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서욱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도발시 선제타격을 할 수 있다는 발언에 북한이 남한에 대한 핵무기 공격을 예고하며 강력 반발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더불어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비서도 별도 담화를 통해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한군을 괴멸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측을 향해 처음으로 핵 전투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다른 한편,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 정권”(rogue regime)이라고 지칭했다. 특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한미동맹 심화를 통해 북한을 억제하는 정책에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선제타격, ‘불량 정권’이나 ‘CVID’ 등의 표현은 모두 북한이 그간 강한 반감을 드러냈던 표현들이다. 북한이 진정한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내세운 대북 적대시 정책이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이 가만히 일을 리 만무하다. 지금까지 보여준 도발 패턴을 고려하면 북한은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현재 한미는 앞으로 상당 기간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이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제재압박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한 대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강력한 제재와 북한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이런 접근은 사실 별다른 대안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하며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향후 상응조치가 이전과 결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재래식 국지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는 핵전쟁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북한 당국 입장에서도 핵사용은 그야말로 재앙이 될 것이다. 지난 4월 5일 김여정 당 부부장이 대남 담화에서 핵보유가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도 혹시라도 남측의 오판에 의해 전쟁에 휘말리게 되면 김정은 정권도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한 당국이 한미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현실적 공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도 어떤 식으로든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속내를 보여준 것이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대화와 협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도 원하지 않는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시점에서는 협상에 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은 서로가 강대강 대응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한미가 공멸을 피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과연 윤석열 정부는 화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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