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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차별과 박해,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나

종교 차별과 박해,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나

프란치스코 교황 새해 첫 기도 지향 영상 메시지, 내전과 분열 불러오는 종교 박해 강하게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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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발행 [1647호]
▲ 왜 믿음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는 크나큰 고통을 겪어야 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첫 기도 지향 영상 메시지를 통해 종교 차별과 박해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사진은 시리아의 한 마을이 테러로 처참히 무너진 모습. 【CNS】



“문명화된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신앙을 고백했다는 이유만으로 박해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해 첫 기도 지향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자행되는 종교 차별과 박해 철폐를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박해로 죽임을 당하고, 핍박받는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형제자매로서 일치를 이루자고 권고했다. 매달 기도 지향 영상 메시지를 발표해오고 있는 교황은 올해 첫 달 기도 주제로 특별히 종교 박해를 언급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종교 박해로 지구촌 곳곳이 더욱 붉게 물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5일 발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종교 차별과 박해는 용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이며,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무자비한 박해 행위를 규탄했다. 이어 “종교의 자유는 예배의 자유, 즉 사람들이 각 종교의 경전에 의해 정해진 날에 경배를 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종교의 자유는 오히려 다른 이들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진정한 형제, 그리고 자매로서 인식하게 만들어준다”고 호소했다.

지역별 다수를 차지한 종교가 소수 종교를 억압해온 역사는 낯설지 않다. 오늘날 전쟁과 테러, 난민 발생의 이유에서 종교 박해를 빼놓고 하기란 어렵게 됐다. 교황은 이 때문에 분열과 전쟁, 죽음을 불러오는 박해를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종교 박해 지표는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가 지난해 발표한 ‘2021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96개국 가운데 62개국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국 중 1곳이 온전한 종교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 나라에 사는 인구는 52억 명. 지구 전체의 67%에 이른다.

아프리카는 초국적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손아귀에 피멍이 들고 있다. 이들은 부패한 정부, 토지권으로 갈등 관계에 놓인 목축업자와 농민들 사이, 힘없는 공동체 마을 등 약한 곳을 침투해 자신들의 종교를 빌미로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23개국이 박해 중이다.

아시아에서도 박해가 지속되고 있다. 인구 14억 명이 넘는 중국은 공산당 지침에 어긋난다고 여기는 종교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억압한다. 신장 지구 100만 명이 넘는 위구르족을 감금하고, 가톨릭교회 성상을 마음대로 파괴하거나 성당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로 공동체 활동을 통제한다. 중국 국가종교국(SARA)은 지난해 주교와 사제 등 모든 성직자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개설했다. 주체 사상으로 종교 활동 자체를 제한하는 북한은 선교사들을 ‘흡혈귀’에 비유한다.

그리스도교와 유다교, 이슬람교의 발상지인 중동 지역은 극단주의 이슬람국가 조직으로 불린 다에시(IS)의 중동 지역 퇴거 후 흉악한 범죄와 교회 파괴는 잦아들었다. 그러나 남은 이들의 고통과 무슬림 간 분열, 종교 차별은 여전하다.

교황의 이번 영상 메시지 제작을 지원한 ACN은 박해받는 나라를 향한 관심 호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토마스 하이네겔던 ACN 수석대표는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종교는 계속해서 조작되고 있다”며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변호하는 것이 갈등을 뒤집을 수 있는 열쇠”라고 했다.

교황은 ‘형제애’가 일치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교황은 영상에서 “형제애의 길을 선택하자. 이는 우리가 형제자매가 되거나, 아니면 우리가 모두 패하는 길이기 때문”이라며 “차별을 겪고 종교 박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사회에서 형제자매가 됨으로써 주어지는 권리와 존엄을 찾도록 기도하자”고 재차 촉구했다.

관련 후원 문의 : 796-6440, ACN 한국지부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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