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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피해 여성, 누군가의 믿음과 사랑 느낄 때 자립할 수 있어”

“폭력피해 여성, 누군가의 믿음과 사랑 느낄 때 자립할 수 있어”

설립 20돌 맞은 ‘여성긴급전화 1366’ 전국협의회장 김성숙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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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8 발행 [1624호]



“폭력의 현장에서 아픔을 안고 다시 일어서려는 여성들이 스스로 원석을 발견하고 보석이 되는 과정은 아름답습니다. 여성들이 단순히 폭력피해를 ‘벗어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자율성을 획득해 ‘존재하는 삶’을 구현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1년 365일 24시간, 가정폭력 중단을 위해 낮과 밤, 새벽을 지켜온 여성긴급전화 1366이 지난 7월 1일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2001년 여성부(현 여성가족부)가 출범하면서 7월 1일 전국 16개 시ㆍ도에 센터를 설치, 전문 상담원을 배치해 20년 동안 428만 6500여 건의 전화를 통해 11만 1348명이 넘는 여성과 아동을 폭력피해 현장으로부터 구조, 보호해왔다.

여성긴급전화 1366 전국협의회장 김성숙(드로스트, 착한목자수녀회,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장, 사진) 수녀는 서면 인터뷰에서 “가부장사회인 한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오랫동안 가정 내 문제로 은폐돼 범죄로 인식되지 않았다”면서 “여성폭력의 유형은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피해 외에도 데이트 폭력,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등 점점 다양화되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성폭력은 보통 친밀한 관계에서 가해자인 남성이 여성의 자율성을 통제하기 위한 시도로 자행됩니다. 이는 그 사회의 공식적, 비공식적 사회적 관계망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성폭력에 대해 관대한 문화가 있었다는 것이죠.”

가정폭력이 국가와 사회가 개입해야 할 범죄 행위로 인식되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다. 여성폭력에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위기 개입과 긴급구호 체계의 필요성에 따라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여성긴급전화 1366 운영이 시작됐다.

김 수녀는 “1997년에 제정돼 이듬해부터 시행된 가정폭력처벌법 또한 가정폭력 피해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며 “현재의 가정폭력처벌법은 가해자 처벌이 아니라 가정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기에 처벌 대신 상담만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폭력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관계의 단절입니다. 가정폭력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려면 가해자의 가정폭력에 대한 자각, 법원 등 국가기관의 적절한 처분과 감시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피해자 스스로 폭력을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독립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김 수녀가 폭력 피해 여성을 만나온 세월은 25년, 수도회에 입회한 후 첫서원을 하고 수도회 소속 여성권익시설에서 폭력 피해 여성들을 동행해왔다.

그는 “착한목자수녀회의 정신은 ‘한 사람은 온 세상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복음 안에서 실현하는 것”이라며 “폭력피해 여성들은 누군가가 자기를 믿어주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상처 회복은 물론 가해자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내에서 1366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모르는 교우들이 많고, 1366 기관의 운영을 수녀회에서 하고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면서 “폭력 속에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있을 때 혼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소명”이라며 “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포기하지 않고 언제든 전화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을 맞아 1366도 조직의 정체성과 시대의 부응성을 조율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며 “여성의 취약성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확대하고, 상담원들의 처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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