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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용 신부의 사제의 눈] “힘내요! 자영업”

[정수용 신부의 사제의 눈] “힘내요! 자영업”

정수용 신부(CPBC 보도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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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5 발행 [1623호]


우리의 신앙은 환생을 믿지 않습니다. 모습을 바꿔가며 여러 번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느님으로부터 이 유한한 세상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뜻에 따라 선하게 살다가 다시 천상본향으로 돌아간다고 고백합니다. 그러하기에 전생이 어떻고, 다음 생이 어떠하다는 식의 표현은 우리의 믿음과는 다른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런 식의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신학교에 갈 거냐는 둥, 다음 생에도 신부로 살고 싶으냐는 식의 질문이 그러합니다. 물론, 윤회와 환생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성직의 길로 부르심 받고 응답한 삶을 만족하느냐는 차원의 질문입니다. 그래서 “윤회를 믿지 않기에 그런 질문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하고 매몰차게 말하며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기보다, 그냥 웃고 넘기며 하느님의 부르심에 감사하며 기쁘게 응답할 것이라고 에둘러 대답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이런 종류의 상상력을 자극받으면 ‘만약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했을까? 다른 길을 갔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다른 일들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데 유독 자신이 없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흔히 말하는 ‘자영업’입니다. 아무래도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에 사람들이 모일 수 없고, 사람을 불러 모아야 장사가 되는 자영업의 어려움이 더 크게 느껴지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댓글과 같이 이용자들의 직접적인 평가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데, 일부 악의적인 고객들로 인해 ‘별점 테러’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은 식당 사장님의 사연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처럼, 어느 동네나 개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모습은 오늘날 자영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라 합니다. 전 국민이 퇴직 이후 치킨집을 생각할 정도로 쉽게 생각하게 되지만, 또 그만큼 성공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자영업입니다. 청년들 역시 취직이 어려워지면서 창업을 꿈꾸기도 하니, 세대를 막론하고 자영업으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현실입니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비슷한 업종끼리 경쟁은 치열해지고, 최근에는 ‘코로나19’나 ‘갑질 고객’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자주 언론에 소개됩니다.

이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다시 리셋하고 새롭게 환생할 수도 없습니다. 취직이든 창업이든 어디에나 남모를 고민이 있고, 생계를 꾸려가는 모든 삶에는 번민과 애환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의 고통에 사회적으로 아픔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보다 촘촘한 정책으로 이들을 보호, 지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개개인도 자신의 권리만을 앞세우며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는 ‘악덕 소비자’가 아니라,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모습을 간직하면 좋겠습니다. 무리한 요구로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갑질을 일삼기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서로 위로를 나누는 이웃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가깝게 만나는 이들이 바로 나의 이웃입니다.

오늘은 점심시간에 직장 인근 식당을 나서며 ‘맛있게 먹었습니다.’라는 기분 좋은 인사를 먼저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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