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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한 걸음 북한 공동체 기억하고 기도”

“한 걸음 한 걸음 북한 공동체 기억하고 기도”

‘달팽이 순례’ 실천 중인 의정부교구 이성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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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0 발행 [1618호]
▲ 이성만 신부가 임진강 사진을 가리키며 ‘달팽이 순례’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위에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장충성당까지의 지도가 붙어 있다.



의정부교구 파주 민족화해센터ㆍ참회와 속죄의 성당 협력사제 이성만 신부는 요즘 ‘달팽이 순례’ 중이다. 벌써 1년 2개월째다.

“‘달팽이 순례라니, 무슨 말이야?’ 하겠지만, 다른 게 아닙니다. 성모님을 모시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분단 이전에 북한에 있었던 옛 성당의 흔적을 따라 ‘달팽이처럼’ 조금씩 조금씩 걸으며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묵주기도를 바치는 가상 순례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북한 공동체를 기억하고 기도를 이어나가자는 취지지요.”

이 신부가 달팽이 순례를 하게 된 건 코로나19로 매주 토요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열리던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토요 기도회’가 지난해 2월 22일 중단됐기 때문이었다.

평일과 주일 구분이 없을 정도로 생활이 단순해지고 무기력해지자 이 신부는 그해 4월 5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장충성당까지 걷는 가상 순례를 해보기로 했다. 참회의 속죄의 성당 수호성인(주보)이 ‘평화의 모후’이고, 장충성당의 수호성인이 ‘매괴(로사리오)의 모후’이기에 성모님을 모시고 걷기로 했다. 구글 지도로 환산해 보니, 두 성당의 거리는 234.92㎞여서 임진강과 북한 땅이 내려다보이는 성당 인근 중앙공원 살레길과 파주 장준하추모공원 인근 길을 그만큼 걸었다. 묵주기도의 매 신비를 성모께 지어드리는 예쁜 성당의 벽돌 한 장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걸은 거리를 계산하며 개성, 사리원, 황주를 거쳐 5월 31일 성령 강림 대축일에 장충성당에 도착하기까지 순례길을 걸었다. 그러고 나니 ‘다시 돌아가야 하나?’ 싶었다. 헌데 다음 주일이 마침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이어서 기도를 하다가 지금은 없어진 북한 성당을 마음에 품고 다니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해서 평양에서 중강진, 의주, 안주, 진남포를 거쳤고, 지금은 강서성당과 대신리성당으로 가는 길이다. 오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이전에는 평양에 다시 도착할 예정이다.

그런데 평양에서 중강진으로 향하는 길에 의정부교구 의정부주교좌본당 주임 박규식 신부가 자신도 본당 신자들과 동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오면서 자료집을 만들어 제공하게 됐다. 그게 최근 3권까지 나온 「어머 신부와 함께 떠나는 달팽이 순례」(비매품)다. 이 신부의 별명인 ‘어머 신부’라는 제목을 달아 펴낸 이 자료집 때문에 달팽이 순례는 의정부주교좌본당과 참회와 속죄의 성당으로도 확산했다. 자료집은 황해도 성당까지 총 7권이 제작될 예정이다. 자료집 문의 : 031-941-2766

이 신부는 “이 여정의 ‘달팽이 순례’라는 이름은 프랑스 유학시절에 배운 ‘달팽이 여행’ 노래에서 따왔는데, 달팽이가 등에 집을 짊어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느릿느릿 다니는 모습이 이 순례 기도의 지향이나 방식과 잘 맞아 떨어지고 저 또한 허리가 불편해 빨리 걸을 수 없이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팽이 순례는 개념적 순례여서 신자들끼리 동반이 안 되면 어려워하고, 또 꾸준히 순례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래서 단체팀별로, 가족별로, 개인별로 순례하되 자료집으로 북한 성당에 대해 공부하고 또 나눔을 하며 순례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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