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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높아진 위상 확인… 예수 닮은 사제 양성에 최선

한국 교회의 높아진 위상 확인… 예수 닮은 사제 양성에 최선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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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0 발행 [1618호]
▲ “장한 순교자들의 후예로 베드로의 후계자 교황님 곁에서 보편교회를 위해 열정적으로 봉사하고, 때가 되면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킨’(2티모 4,7) 대전교구민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는 유흥식 대주교.



“이탈리아어로 ‘과분하다’는 말을 ‘troppo’라고 하는데, 과분하다는 그 표현이 지금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12일 대전교구 세종시 신교구청사 1층 명례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들어선 유흥식(라자로) 대주교는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로 살기 위해서는 ‘예’라는 대답을 드려야 함이 올바른 자세”라며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직무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운을 뗐다.

유 대주교는 “어떤 일이 이뤄졌을 때는 하늘에서 무작정 뚝 떨어진 게 아니라 과정이 있다”며 자신의 성성 장관 임명 전후 과정을 설명했다.

“2014년 8월 이뤄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은 교황 선출 이후 당신의 자유의지로 결정한 첫 해외 사목 순방이었습니다. 처음 오신 아시아, 한국 교회의 인상이 얼마나 크게 마음에 남아 계셨는지, 그 뒤 알현 때마다 한국 교회의 변화된 모습과 역동성을 말씀하셨습니다. 아시아의 중요성이 세계사에 두드러지고 있고, 교황청이 특히 평신도들의 자발적 신앙 수용으로 시작된 한국 교회, 그리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 평가하셨고요. 그래서 그 저력을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에 펼쳐야 한다셨는데, 그게 아마도 제가 교황청에서 성성 장관직을 맡게 된 계기이지 않나 싶습니다.”

유 대주교는 “지난 4월 17일 교황님을 개인적으로 알현하기 위해 집무실에 갔을 때 교황님께서 ‘내가 주교님을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하려고 하니, 로마에 와서 나와 함께 살며 교황청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일을 해주시면 좋겠다’며 ‘귀국 전에 답변을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때는 마치 망치로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멍했었다”고 기억했다. “그래서 계획된 교황청 일정을 수행하는 중에도 기도하고 숙고하며 성령께, 성모님께, 한국의 순교자들께 묻고 또 물었는데, 부족함이 떠오르면서도 ‘예’라고 대답하는 게 그리스도인의 자세라는 생각이 점점 커져 귀국을 앞둔 알현에서 교황님께 ‘예’라는 답변을 기쁘게 드렸다”고 수락 경위를 전했다.

유 대주교는 또 “성성 장관직을 수락하는 과정에서 교황님께서 ‘교황청은 주교님께서 지니신 특유의 미소와 함께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친교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시며 또 ‘현재 교황청에는 아프리카 출신이 두 분인데, 아시아 출신 장관은 한 분뿐이어서 아시아 대륙 출신인 주교님을 성성 장관으로 임명하려 한다’고 말씀하신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앞으로 성직자성 장관으로서 모든 신부님이 예수님을 닮은 사제로서 기쁘고 신 나게 살며 성숙한 모습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봉사하도록 도와드리겠다”면서 “그렇게 살다 보면 복음은 자연스럽게 퍼져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에 성성 장관이 된 소감을 묻자 유 대주교는 “김대건 신부님이 태어나신 1821년에는 인도에서 시작된 콜레라가 조선에 창궐해 10만 명이 죽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200년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 세계가 고통받는 데도 부자 나라들이 백신을 독점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희년이 기쁨이라는 뜻이라면 가난한 이들도 기뻐야 하기에 백신 나눔 운동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그래서 우리 대전교구에서는 교황청에 이미 백신 기금 미화 56만 달러를 보냈고, 모아 놓은 기금도 7억 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에 코로나19를 통해 백신 나눔 운동을 전개하면서 교황청에서 한국 교회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그동안 많이 받았으니까, 한국 교회도 이제는 나누는 교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 대주교는 또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와 사제 쇄신에 대한 질문에 “각 나라, 개별 교회의 상황이 다르고 또 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분명한 건 사제들을 어떻게 복음적으로 잘 양성할지 돕고 올바르고 성숙한 인간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며 형제애를 사는 사제의 길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황의 북한 방문 문제에 대해서도 유 대주교는 “북한은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폐쇄와 장마당 통제로 또다시 고난의 행군 얘기가 나올 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4월 제가 바티칸을 찾았을 때 교황님께서는 ‘같은 민족이 갈라져서 이산가족처럼 70년을 살아왔다. 이 얼마나 큰 고통인가. 같이 살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준비가 되면 북한에 가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상기했다. 이어 “어제 제 임명기사를 보니, 바티칸 출입 기자들이 교황청이 새로운 장관에게 교황님의 방북과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하는데, 한반도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교황님의 방북과 관련된 모든 일에 기꺼이 참여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유 대주교는 자신이 교구장으로 17년 동안 사목했던 대전교구 공동체에도 “무엇보다도 먼저 부족한 사제, 부족한 주교임에도 사제, 남녀 수도자, 신자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며 “사려 깊지 못한 모습과 우유부단함, 급한 성격과 독선적인 모습 등 생각할수록 얼굴이 붉어지는 부끄러운 모습이었다”고 자책의 말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돌이켜보면 2014년 교황님의 우리 교구 방문과 교구 시노드 개최 등 결코 잊을 수 없는 많은 일이 우리를 함께하도록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끝으로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로마에 가서 교황님께서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시도록 곁에서 저의 작은 힘을 보태며 기쁘게 살고 싶은 소망”이라며 “성숙한 사제, 친교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님과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을 닮은 사제로 살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유 대주교는 거듭 다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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