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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유머를 알아보는 감각과 농담을 이해하는 은총을 허락하소서”

“주님, 유머를 알아보는 감각과 농담을 이해하는 은총을 허락하소서”

개그맨 조세호씨와 대구대교구 사무처장 조현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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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3 발행 [1617호]
▲ 조현권 신부와 조세호씨가 인터뷰가 끝난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조현권 신부와 조세호씨가 인터뷰가 끝난 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권 신부는 이날 조세호씨에게 미사 전례 책과 토머스 모어 성인의 기도문을 선물했다.



“신부님, 제가 요즘 성당을 못 가고 있습니다.”

“주님도 너를 그렇게 기다리지 않으신다.”

유쾌한 동생과 형. 이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걸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이다. 바로 개그맨 조세호(세바스티아노)씨와 그의 사촌 형 조현권(대구대교구 사무처장) 신부다. 조 신부는 조씨가 힘들 때마다 사촌 형으로서 때로는 사제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또한, 순수함과 솔직담백함으로 무장한 개그맨으로서의 조씨의 자질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그를 인도해줬다. 2일 서울 중구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본사를 찾은 조세호씨와 조현권 신부를 만났다.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요.

조세호 “감사하게도 현재 위치에서 열심히 방송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안 되지만 성당도 열심히 다니지 않으면서 제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이 잘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웃음)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방송에서 천주교 신자라고 밝히고 신부님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셨어요. 그 뒤로도 통화하셨나요?


조 신부 “당시 세호가 지인이 성당 다니는 사람이라고 저에게 전화로 인사를 시켜주면서 ‘저도 요즘 성당 다니지 않습니다’라고 해서 제가 너무 어려워하지 말라고 했죠. 때가 되면 나갈 텐데 라고 하면서 주님이 또 널 그렇게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었죠.” (웃음)

조세호 “신부님과 통화는 자주 해요. 그러면 신부님은 제가 많은 분의 사랑을 받는 것에 기뻐해 주세요. 신부님께서도 주변 신자들이 저와 통화해볼 수 없느냐고 하면 가끔 전화하시는데 그때마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신부님도 기분 좋아하시고요. 많은 분이 저를 응원해주시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 신부님께서는 조세호씨의 어릴 적 모습을 어떻게 기억하시는지요.

조 신부 “제가 신학교 1학년인 1982년에 세호가 태어났어요. 세호 부모님께서 세례명을 지어달라고 하셔서 세호라는 이름에 맞춰서 세바스티아노로 지어줬습니다. 세호가 어릴 때 제가 놀러 가면 태권도복을 입고 저와 함께 길을 가면서 말을 얼마나 잘했는지 모릅니다. 어릴 때부터 개그맨으로서 자질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 조세호씨에게 신부님은 어떤 존재셨나요.

조세호 “어린 시절 제 기억 속 신부님은 유쾌하고 장난기도 많으시고 재밌고 흥이 많으신 분이었죠. 큰집이 경주에 있었고 형님들이 네 분 계셨는데 제가 유독 신부님을 많이 따랐죠. 만나면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또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시고 언제나 보고 싶었어요. 항상 신부님이 웃으셔서 그런지 지금도 그때의 모습이 많이 생각나요.”



- 집안에 신부님도 계셨고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가톨릭 신앙 안에서 자라신 것 같아요.

조세호 “제가 처음으로 세상에 대해 인지했을 때는 이미 저희 집안은 다 천주교 신자였고요. 어린 시절 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매주 부모님 손을 잡고 성당에 따라갔었죠.(웃음) 저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친구들은 성당에서 만난 친구들이 많았고 조금 더 성장해서 저의 의지대로 성당에 갈 수 있었을 때는 ‘주일에는 조금 더 늦잠을 자고 싶어요’라고 말했던 적도 있었어요. 저희 집에서는 세호라는 이름보다 세바스티아노로 더 많이 불렸죠.”

조 신부 “세호 어머니가 성가 단원으로 열심히 하고 계세요. 그리고 얼마 전에 세호 누나 가족이 교구청에 다녀갔는데 아이들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흐뭇했습니다.”



- 어린 시절 성당에 다니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조세호 “고해성사를 많이 봤던 기억이 있어요. 주일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면 고해성사를 보고 성체를 모셔야 하는데 고해성사를 몇 번 봤는지도 기억도 안 나요. (웃음) 어머니께 미사 간다고 거짓말하고 안 간 적도 있고요.(웃음) 한 번은 어머니께 혼날 만한 일을 신부님께 고해한 적이 있는데 어머니가 알고 계시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신부님은 비밀로 해주신다고 했는데(웃음) 그런 일도 있었어요.”



- 지금도 자기 전에 기도한다고 들었어요.

조세호 “저는 어릴 때 제가 자는 시간에 하느님도 주무신다고 생각하고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느님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기도하고 잤거든요. 올해 40살이 됐는데도 지금도 제가 잠드는 시간에 하느님께서도 주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도하고 자요.(웃음) 그리고 저는 지혜를 달라고 많이 기도하는데 저는 제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일을 할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에서 주변 사람들이 오늘도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길 기도해요.”



- 방송활동 하시면서 신부님께 고민도 털어놓으시는지, 신부님은 그럴 때마다 어떤 말씀을 해주시는지요.

조 신부 “세호가 전화해서 앞으로 계속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저는 ‘넌 순수한 게 매력이니까, 너무 잘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있는 그대로 착하게 살면 잘 될 거다’라는 말을 해주곤 합니다.”

조세호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욕심을 낸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그맨이 되고 싶었고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요. 이 모든 것이 많은 분의 사랑과 응원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신부님께서 해주신 말을 믿고 생활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안되는 게 사람인가 봐요.”(웃음)



- 앞으로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조세호 “저로 인해 누군가가 웃으면 저는 정말 어느 때보다 큰 행복을 느끼거든요. 제가 개그맨을 선택한 것도 그 이유고요.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드릴 수 있다면, 웃음을 드리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조 신부 “늘 하는 이야기지만 세호에게는 순수함, 솔직담백하고 착한 모습이 그대로 묻어나요. 세호가 다른 사람을 웃기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으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세호에게는 자질이 충분해요. 지금 유재석씨와 방송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이는데 앞으로도 함께 방송을 잘 해나가면 미래를 위한 자질을 잘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절대 다른 사람이 못 들어오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조세호 “잘 막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조 신부는 인터뷰가 끝나고 조씨에게 자신이 제작에 참여한 미사 전례 책과 토머스 모어 성인의 기도문을 선물하며 “세호가 늘 이 기도를 바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씨는 “이 기도를 항상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주님, 저에게 유머를 알아보는 감각을 주소서.

저에게 농담을 이해하는 은총을 허락하시어,

삶에서 기쁨의 조각들을 발견하고,

아울러 다른 이들과도 그것을 나눌 수 있게 하 소서. (토머스 모어 ‘성인의 기도’ 중)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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