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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길 닿는 대로 자유롭게… 화폭에 펼쳐진 ‘색의 향연’

붓길 닿는 대로 자유롭게… 화폭에 펼쳐진 ‘색의 향연’

[숨, 쉼, 공간] (3)다운증후군 화가이종석 알베르토씨의 미술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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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6 발행 [1616호]



“그림 그리고 더 행복해졌어요. 그냥 좋아요, 다.”

그의 캔버스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 붓은 캔버스 위에서 주인의 마음이 가는 대로,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유영한다. 유화물감이 듬뿍 묻은 붓을 푹푹 눌러 찍으면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되고, 물감을 넉넉히 머금은 붓을 한 바퀴 휘저으면 무지개가 피어난다. 붓의 주인은 이내 화폭에 펼쳐진 ‘색의 향연’에 마음이 그저 즐겁고 기쁘다. 눈가와 입가에 선한 미소가 번진다.

서울 강남구 개포로에 있는 한 미술 교습소. 이곳은 종석(27)씨의 작업실이기도 하다. 원래는 복지관에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복지관은 코로나19로 문을 닫았고, 종석씨에게 작업실이 생겼다.

감수성이 풍부한 그는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운 적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귀하게 여긴다. 이렇게도 말한다.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에요. 함부로 건들지 마세요.”

그는 자연과 하늘, 꽃, 동물을 그린다. 스스로 ‘월트 디즈니 작가’, ‘공룡 박사님’이라 부르며, 이 별명을 사랑한다. 지난해 5월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개인전 ‘이종석 알베르토 green 성화전’을 열었다. 2015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일곱 번째 개인전이었다. 최근 그림 에세이 「하트바오밥나무」(들숨날숨)도 펴냈다.

그의 어머니 김경애(아녜스)씨는 아들이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태어난 지 두 달 후에 알았다. 남편은 곁에서 말해줬다. “종석이는 우리에게 선물이고 축복”이라고.

오늘도 어머니는 아들 화가에게 말한다.

“종석아, 우리는 천천히 가는 거야. 늦었다고 뛰지 않아도 돼.”

종석씨 그림에는 목적이 없다. 그림을 팔지도 않는다. 그는 욕심과 목표가 없는 화가다. 화폭 위에 붓길이 닿는 그 자유롭고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며 파안대소할 뿐이다.

글=이지혜 기자 사진=백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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