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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우쭈쭈’ 칭찬의 효과(이서원, 프란치스코,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

[신앙단상] ‘우쭈쭈’ 칭찬의 효과(이서원, 프란치스코,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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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발행 [1609호]



저는 이번 학기에 신학대학원에서 수사님들과 수녀님들께 상담심리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줌으로 하는 수업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이런 수업에서 수사님 가운데 한 분이 첫 시간에 눈에 띄었습니다. 말이 적고 표현을 아끼는 모습에 선뜻 다가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 수사님은 표정이 밝고 무엇을 질문하든 편안하게 대답을 잘해 그 수사님과 비교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시간은 ‘우쭈쭈의 효과’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아이들을 얼러줄 때 하는 우쭈쭈란 말로 대표되는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이 얼마다 사람에게 큰 힘이 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분 한 분께 수업태도와 느낌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하면서, 첫 시간 눈에 띄었던 수사님에게 교수인 저에 대해 좋은 점을 한 번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수사님은 머뭇거리면서 “제가 원래 우쭈쭈 남 칭찬을 잘 못한다”고 난감해 했습니다.

저는 수사님에게 진지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수도자는 못한다는 방패 뒤로 숨어서는 안 됩니다. 미래 수많은 분이 수사님을 바라보고 따라올 텐데 못한다고 숨어버리면 그로 인해 마음 다칠 사람이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적이 한동안 흘렀습니다. 잠시 후 빛나는 눈빛으로 수사님이 말했습니다. “예, 교수님 그런 생각은 미처 못 했습니다. 이제 숨지 않고 한 번 우쭈쭈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그날 이후 수업 시간에 수사님 별명은 ‘우쭈쭈 수사’가 되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다른 수사님을 칭찬할 기회를 우쭈쭈 수사님께 드리곤 했습니다.

또 매주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한 주 동안 했던 우쭈쭈 수사님의 노력이 공개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수도회 원로 신부님께서 솔선수범하여 봉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다가가 용기를 내어 칭찬을 해드렸다고 했습니다. 활짝 웃으시며 고마워하던 모습이 좋았다는 말에 우리는 모두 박수를 보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어려운 분에게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권위적이고 무뚝뚝한 아버지에게 우쭈쭈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충고와 지시를 늘 들어 아버지와 함께 있는 걸 힘들어하던 동생이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잔소리가 적더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큰마음 먹고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아버지, 이번에 동생이 아버지 만나고 와서 많은 위로를 받았대요” 하고 우쭈쭈 칭찬을 해드리자, 아버지가 무척 좋아하며, 그간 당신이 권위적이었음을 인정하더랍니다. 2주 만에 가장 어려운 아버지에게 우쭈쭈 칭찬을 하려고 애쓰고, 우쭈쭈가 단지 아첨이 아니라 칭찬이며, 놀라운 효과임을 알게 되었다는 수사님을 보며 진정한 수도자라는 생각에 큰 우쭈쭈를 해드렸습니다. 아첨은 나를 위한 것이지만 칭찬은 상대를 위한 것입니다. 상대를 위한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것은 나와 상대를 모두 살리는 명약입니다. 우쭈쭈 수사님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쭈쭈 수사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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