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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으로 크는 신앙] 성품성사, 그리스도 대리자가 되는 첫걸음

[NIE-신문으로 크는 신앙] 성품성사, 그리스도 대리자가 되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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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2 발행 [1401호]

 

▲ 주교와 사제들은 안수 기도를 통해 수품자들에게 엄숙한 마음으로 성령의 은사를 청한다.

▲ 3일 서울대교구 사제 서품식에서 사제품 후보자들이 초를 들고 서품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 사제품을 받는 이들은 땅에 엎드리는 부복을 통해 자신을 봉헌하고,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힘 기자

▲ 사제 서품식에서 사제품 후보자들이 무릎을 꿇고 예식에 참여하고 있다. 4 주교와 사제들은 안수 기도를 통해 수품자들에게 엄숙한 마음으로 성령의 은사를 청한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이맘때가 되면 전국 교구는 성직을 수행할 사제들을 뽑는 예식을 거행해요. ‘사제 서품식’에서 행해지는 성품성사(聖品聖事)가 그것이죠. 교회는 하느님께서 제정한 교회 직무 수행을 위해 예부터 주교, 사제, 부제 등 여러 품계를 수여하는 성품성사를 거행하며 거룩한 교회 조직을 구성하고 있어요.

1845년 한국 교회 사제 1호 김대건 신부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 교회가 배출한 사제는 6000여 명에 이른답니다. 이분들이 어김없이 거쳤을 사제 서품 예식이 지닌 의미를 살펴보아요.



성품성사에 대하여


성품성사는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라고도 합니다. 수품자들이 다른 이들을 구원하는 데 이바지하고 봉사하도록 부름 받았기 때문이죠. 이들은 하느님 말씀과 은총으로 교회를 사목하도록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워지고 성령의 은혜를 받게 됩니다. 유일한 참 사제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지만, 사제들은 성품을 통해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사제직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성품성사는 세례받은 남자가 독신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받을 수 있습니다. 성품을 통해 사제와 예언자, 왕이라는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분을 행할 자격을 얻게 되죠. 성품성사 때에도 세례, 견진 때와 마찬가지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영적 인호(印號, 성사로 받은 표징)를 받습니다. 그러므로 이 성사는 두 번 다시 받을 수 없고, 한시적으로 줄 수도 없습니다.

사제 서품 예식에 담긴 의미


사제 서품은 성령의 도유(塗油, 기름 바름)로 특별한 인호가 새겨지고, 그리스도와 하나 돼 그리스도로서 행동할 능력을 주는 성사를 수여합니다. 예식은 크게 수품자 청원→주교 훈시→순명 서약→성인 호칭 기도→안수 기도→서품 기도→손 도유 순으로 이뤄져요. 새롭게 탄생한 사제들은 예식 후 이어지는 미사 말미에 첫 강복을 하며 예식을 마치게 됩니다.

호명된 사제품 후보자들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외치며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습니다. 이어 주교는 “주 하느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도우심에 힘입어 이 부제들을 뽑아 사제품에 올리겠습니다”하고 청원합니다. 거룩한 사제직을 수행할 수품자들에게 주교는 훈시를 통해 착한 목자로서 백성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요청합니다.

이어지는 순명 서약에서 후보자들은 주교의 손에 두 손을 포갭니다. 이는 주교에게 순명하며 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사제직을 수행하겠다는 결의를 신자들 앞에 서약하는 행위예요. 이는 단순히 교회법을 따라 살겠다는 의미를 넘어 하느님 손에 나약한 자신을 맡기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이 주교를 통해 수품자들의 손을 감싸는 것은 주님의 자비심 가득한 손을 잡고 그 뜻을 펼치고, 주님 안에 무한한 자유를 선사 받는 행위이기도 하죠. 사제들은 특히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 위로하고 평화를 전해야 하는 이들이기 때문이죠.

성인 호칭 기도 때 수품자들은 바닥에 엎드립니다. 예수님 앞에 가장 작고 비천한 모습으로 전신을 밀착시키는 이 행위는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고, 하느님께 남김없이 자신을 봉헌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이 시간 울려 퍼지는 성인 호칭 기도 중에 수품자들은 사제의 길을 올바로 인도해주시도록 청하고, 주교와 선배 사제, 교우들도 함께 성인의 전구를 통해 이들이 자비를 갖추고 살아가도록 청합니다.

안수 기도는 주교와 사제들이 수품자에게 엄숙한 마음으로 성령의 은사를 청하는 시간입니다.

“전능하신 아버지 간절히 바라오니 주님의 이 종들에게 사제의 품위를 주소서.”

주교의 서품 기도 안에서 새 사제들은 주교의 협력자이자 하느님 말씀의 선포자가 될 것을 요청받습니다. 주교는 축성한 거룩한 기름을 새 사제들 손에 도유하며 백성들에게 하느님 은총의 성사를 거행할 수 있는 능력을 선사하게 됩니다. 이로써 사제들은 주님을 향한 풍부한 믿음을 갖게 되고, 성사의 은총을 나누며 살게 됩니다. 교우들은 사제들이 예수님 닮은 참 사제로 살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는 의무가 따르겠죠?



주교, 부제 서품 예식


품계에 따른 서품 예식의 의미는 조금씩 다릅니다. 개별 교회의 최고 책임자인 새 주교는 주교품을 통해 제자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신앙의 선포자이자 진정한 스승으로서 거듭나게 됩니다. 지역 교회 추천을 얻은 주교 후보자는 교황이 임명합니다. 새 주교 서품식 주례는 지역 교구장이나 관구장이 하며, 주례 주교를 포함해 3명 이상의 주교가 참여해야 합니다. 주교들의 안수를 통해 후보자는 비로소 주교로 거듭나고, 교구장으로 서품된 주교의 경우, 착좌식을 함께 거행하게 됩니다. 새 주교는 지역 교회의 사제와 부제 서품, 견진성사를 집전할 권한을 얻고, 지역 교회 공동체와 보편 교회를 이끄는 ‘최고 사제직의 은총 관리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부제 서품은 오로지 봉사 직무를 수행하도록 축성하는 예식이에요. 부제들은 주교에게 속해 성찬례 거행 때 주교와 사제를 보좌하고, 성체를 분배합니다. 또 혼인성사를 주례할 수 있습니다. 복음을 선포(강론)하고, 장례식을 거행하며 자선사업에 헌신하는 직무를 수행하게 되죠. 사제 서품식과 달리 부제 서품식 때엔 손에 기름을 바르는 도유 절차가 없습니다. 성작과 성반 대신 복음서를 받는 것도 다릅니다. 제의 대신 부제복(달마티카)을 입게 되는 것도 차이점이죠.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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