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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기도] (14) 예수님의 기도

기도, 믿음의 씨앗이자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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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5 발행 [1364호]
기도, 믿음의 씨앗이자 열매

▲ 만테냐 작, 겟세마니 언덕의 고뇌, 1460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



우리는 흔히 기도라고 하면 하느님께 소원을 빌어서 부족함을 채우고 행복을 찾는 기원 행위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도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기도는 하느님과 인간의 인격적 대화’라는 개념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대화는 인격체가 서로 상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그 의미와 목적은 서로의 뜻을 알고 이해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인간은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기도는 인간이 몸과 마음을 다해 하느님을 향해서 흠숭과 감사, 속죄와 청원을 발하는 신앙 행위’라고 가르쳐 왔다.

예수님께서는 삶을 통해 부단히 기도하셨고 제자들에게 항상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루카 18,1). 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루카 11,2) 하시면서 기도의 필요성보다는 기도하는 방법에 대해 주로 말씀하셨다.

기도에 관한 예수님 가르침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주의 기도이다(마태 6,9-13; 루카 11,2-4). 예수님은 주의 기도를 가르치면서 하느님을 인격적인 존재인 ‘아버지’라고 부르심으로 하느님과 인간과의 친밀성을 더 깊이 있게 심화시키셨다.

예수님 기도에서 나타나는 그분의 최대 관심사는 한마디로 “하느님 나라의 오심”이다. 예수님은 하느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항상 기도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온전히 하느님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즉, 하느님 나라는 창조주이며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다. 그 새로운 시작은 그분이 인간의 역사 안에 직접 참여하심으로써 가능하다. 결국,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시는 은총인데, 이 나라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하느님께로 돌아서는 ‘회개’와 자신을 전적으로 그분께 의탁하는 ‘신앙’을 의미한다.

요한 복음에서는 기도에 관해 한층 더 깊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즉 기도는 단순히 인간적 욕구를 승화시키고 하느님의 선물을 바라는 데 그치지 않고 하느님 자신을 바라는 마음으로 승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순수한 인간적 원의에서 하느님을 원하게 되고(요한 4,10 참조) 지상 양식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양식’(요한 6,27)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도는 믿음의 조건일 뿐 아니라 동시에 얻어지는 결과이기도 하다.

예수님은 자주 기도하셨고 때로는 산 위에서 혼자서(마태 14,23), 때로는 사람들이 찾고 있을 때에 외딴곳(루카 9,18)에서 기도하셨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함이었고 제자들의 교육을 위해서였다.

우리는 기도할 때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으려고 노력해야 한다(필리 2,5).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는다는 것은 낡은 인간을 벗어버리고 그리스도를 새로 입어, 그리스도의 고난을 함께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는 것을 의미한다(필리 3,10). 우리는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예속시키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모두 다 절대적으로 얻게 되리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고통적 상황 속에서도 깊이 탄식하시며 기도하셨다. 우리 자신도 어떠한 극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하느님께 마지막 희망을 두고 자신의 전 존재를 의탁하는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하느님 아버지는 만사를 선하게 이끄시고 완성하시는 세상의 주님, 우리의 아버지시기 때문이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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