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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기도] (10) 예레미야의 기도

[성경 속 기도] (10) 예레미야의 기도

부족한 사람이 참 예언자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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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7 발행 [1360호]
부족한 사람이 참 예언자가 되기까지

▲ 미켈란젤로 작, 예언자 예레미야, 성 시스티나성당 천장화 일부.



예레미야는 벤야민 땅 아나톳에 살던 사제 힐키야의 아들이다. 그는 스무 살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유다의 마지막 왕 치드키야 때까지 약 40년간 예언자로 활동했다. 예레미야의 활동 기간은 이스라엘의 역사 중에서 가장 비참한 시기였다. 좋은 정치를 펼쳤던 치드키야 왕이 죽은 후 므나쎄 55년간의 폭정이 계속되고 요시아 왕의 개혁 정책도 뒤이은 왕들의 실정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암흑과도 같은 시대가 지속되었고 특히 백성들의 생활은 몹시 피폐해졌다. 여기에 종교도 썩을 대로 썩어 일반 백성들의 고충은 말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레미야가 나서서 하느님 말씀을 전하였다.

당시 시대상은 정치, 사회, 종교 등 모든 분야가 부패하고 썩은 상태였기에 멸망을 경고하는 예레미야의 소명은 어렵고 힘든 것이었다. 실제로 처음 부르심을 받았을 때 예레미야는 거부하고 도망치고 싶었다. 그도 우리와 똑같이 어려움 앞에 약해지는 인간이었다.

예언자로서의 활동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고통과 수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가끔 하느님께 기도 중에 불평을 쏟아냈다. 그래서 그의 기도는 어쩌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기도였다.

“주님, 당신께서 저를 꾀시어 저는 그 꾐에 넘어갔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압도하시고 저보다 우세하시니 제가 날마다 놀림감이 되어 모든 이에게 조롱만 받습니다. 말할 때마다 저는 소리를 지르며 ‘폭력과 억압뿐이다!’ 하고 외칩니다. 주님의 말씀이 저에게 날마다 치욕과 비웃음거리만 되었습니다”(예레 20,7-8).

또 예레미야는 바빌론에게 항복하라고 예언하여 매국노라는 오해를 받고 백성들의 미움을 사게 되었다. 이때에도 너무 억울하고 백성들의 미래가 측은해 예레미야는 눈물을 흘렸다. 예언자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도 완전히 하느님께 순명하지 못한 채 하느님의 부르심을 거부하고 도망치려는 마음이 많았을 것이다. ‘왜 하필 내가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고향 친척조차 예레미야를 옥에 가두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몰이해와 배척을 당할 때의 고통은 더 심하다.

예레미야는 이런 고통을 통해 참 예언자로서 완성되어 간 것이다. 그는 불완전하고 부족한 사람이었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을 통해 완전함을 향해 나갈 수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느님께 붙잡혀 예언자가 된 예레미야였다.

하느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전사의 임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를 통해 준비시키셨다. 예레미야는 주님의 뜻에 따라 그를 공격하는 적들 앞에서 완벽한 방비 태세를 갖춘 성읍과 같은 존재였다. “오늘 내가 너를 요새 성읍으로, 쇠기둥과 청동 벽으로 만들어 온 땅에 맞서게 하고, 유다의 임금들과 대신들과 사제들과 나라 백성에게 맞서게 하겠다”(예레 1,18).

예레미야는 왕들과 사제들, 유다 전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공격을 당하는 사면초가의 절박한 상황에 처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기도를 통해 주님께 힘을 얻었다.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이다”(예레 1,19).

우리는 주님의 일을 할 때 쉽게 좌절하거나 인간적인 생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택하시고 사명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를 통해 주님이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심을 깨달아야 한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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