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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박해 150년-역사신문] 박해 일시 소강상태, 그러나 조만간 재개될듯

[병인박해 150년-역사신문] 박해 일시 소강상태, 그러나 조만간 재개될듯

제6호 1866년 9월 - 리델 신부, 중국으로 피신… 프랑스 로즈 제독에게 조선의 참상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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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0 발행 [1359호]
제6호 1866년 9월 - 리델 신부, 중국으로 피신… 프랑스 로즈 제독에게 조선의 참상 알려

▲ 리델(앞줄) 신부가 조선 신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을 사목하던 리델(Felix Clair Ridel) 신부가 박해를 피해 지난 7월 중국으로 피신한 것이 확인됐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리델 신부 서한에는, 그가 신자 11명과 함께 7월 1일 충청도 신창 용당리를 출발해 7일 중국 산둥 해안 체푸항에 도착했다고 적혀 있다.

파리외방전교회 리델ㆍ페롱ㆍ칼레 신부는 지난 3월 다블뤼 주교와 동료 선교사들이 체포돼 순교할 때 살아남았다. 리델 신부의 중국 피신에 대해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측은 세 신부가 조선 교회의 박해 참상을 외부에 알리고, 구제책을 마련하기 위해 리델 신부를 대표로 뽑아 중국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월에 작성한 이 서한에서 리델 신부는 “(중국에) 가져간 소식은 유럽 거류민들에게 큰 파문을 일으켰다”면서 “중국 해안에서 프랑스 함대를 지휘하고 있던 로즈(Roze) 제독을 천진에서 만나 그에게 도움을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속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서한에서 밝히지는 않았다.

리델 신부 일행은 전나무로 만든 작은 배를 이용해 중국으로 간 것도 확인됐다. 쇠 대신 나무못을 사용하고 풀을 엮어 돛을 만든 작은 배로, 리델 신부는 이 배를 ‘성 요셉 호’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서한에서 “배를 마련하는 데 상당히 어려웠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당시 새 궁궐 건축에 사용할 물자를 운반하기 위해 한양 군사들이 배를 징발하고 있었기에 리델 신부의 고백처럼 신자들이 당국에 발각되지 않고 배를 마련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다.

아울러 리델 신부가 중국 도피 전까지 세 선교사가 함께 지냈던 사실 또한 확인됐다. 리델 신부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인 6월 29일에 페롱 신부와 헤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페롱과 칼레 신부는 현재 충청도 목천 인근에 함께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은 서양 선교사들에게 현상금을 내걸고 이들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서양 선교사들의 체포를 위한 수색과 추적이 강화되고 있지만 일반 신자들에 대한 박해는 현재 소강상태다. 농번기인 여름 동안 전국에서 체포된 천주교도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소강상태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이다.

조정의 한 관계자는 “가뭄으로 흉년이 든 탓에 천주교도들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며 “추수를 마치면 천주학쟁이들을 다시 잡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고종, 천주교 배척하는 ‘척사윤음’을 내리다



고종 임금이 9월 11일 천주교를 배척하는 ‘척사윤음’(斥邪綸音)을 반포했다.

고종은 척사윤음에서 천주학은 △임금과 아버지를 무시하여 윤리와 도덕을 파괴하고 △천당 지옥을 말해 백성을 어리석게 만들고 △남녀 간의 구별이 엄한데도 함께 지내는 등 성인의 도가 거의 소멸해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여 이 세상을 바르게 하기 위해 이단의 학문을 배척한다고 선포했다.

이번 척사윤음은 지난 3월 대왕대비 조씨가 반포한 ‘사교를 금지하는 교서’의 약 8배 길이로,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경고보다 천주교 교리의 부당함에 현혹되지 말라는 타이름의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고종의 척사윤음 반포 배경에는 지난 3월 다블뤼 주교 일행 처형 이후 6개월 만에 집행한 천주교 신자의 처형이 크게 작용했다. 척사윤음 발표 이틀 전인, 9일 고종 임금은 사학죄인 김계호(토마스)ㆍ김원익(바오로)ㆍ이연식에게 군문효수형을 내리고 한양성 밖 남쪽 한강 변 새남터 모래사장에서 처형했다.

한 대신은 “처형 다음 날 임금이 서둘러 윤음을 작성할 것을 명했다”며 “윤음을 전국 방방곡곡에 붙여 그릇된 풍습을 고치는 성과가 반드시 있게 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제너럴 셔먼호, 평양 관민에 의해 불타 선원 전원 사망



평양 대동강에서 통상을 요구하며 시위하던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General Sherman)호가 2일 평양 관민들에 의해 불타 침몰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ㆍ영국ㆍ중국ㆍ말레이시아인 등 승무원 24명 전원이 사망했다.

제너럴 셔먼호 선원들은 지난 8월 25일 평양 서쪽 대동강 변에 배를 정박한 후 통상을 요구했다. 조정에서 통상을 강경히 거부하자 선원들은 상륙해 약탈을 자행하고 이를 저지하려던 평양 관민 이현익을 붙잡아 감금했다. 이 사실을 안 평양 관민들이 강변으로 몰려들자 제너럴 셔먼호 선원들은 이들을 향해 소총과 대포를 발포해 7명이 사망하고 5명이 크게 다쳤다. 이에 격분한 관민들이 제너럴 셔먼호에 불을 질러 선원 전원이 몰살하는 대참사가 일어난 것.

제너럴 셔먼호 공격을 지휘한 평안 감사 박규수는 5일 조정 보고에서 “평양부에 와서 정박한 이양선 사람들이 포와 총을 쏘며 우리 사람들을 살해해 배에 불을 질렀다”면서 “배 밖으로 뛰어 나온 사람들까지 군민들이 모여들어 때려죽였다”고 밝혔다.

고종 임금은 이에 “서양의 추악한 무리가 몰래 침입해 백성들을 살해했다”며 “그들이 죄악을 쌓은 것이 이미 오래돼 스스로 천벌을 받을 죄를 지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너럴 셔먼호는 미국 남북전쟁에 참가했던 상선으로 북군 윌리엄 테쿰세 셔먼(William Tecumseh Sherman) 장군의 이름을 딴 증기선이다. 현재 평양 관민들은 증기선을 복제하기 위해 대동강에 침몰한 제너럴 셔먼호의 인양 작업을 준비 중이다.

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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