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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기도] (8) 다윗의 기도

겸손하게 죄 고백하고 통회의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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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 발행 [1358호]
겸손하게 죄 고백하고 통회의 기도를

▲ 렘브란트 작 ‘다윗과 요나탄’, 164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 미술관. 출처=「명화로 만나는 성경」



다윗은 흩어져 있는 이스라엘 전체를 하나의 왕국으로 통일하고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았던 위대한 인물이다(2사무 5,3-4).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강대한 왕조를 세운 이상적인 왕으로, 그와 그의 통치에 관련해 이스라엘 민족의 메시아 대망이 생겨났다.

구약 시대에 예언자, 사제, 왕들은 즉위할 때 머리에 기름을 붓는 의식을 행했다. 그리스도는 예언자, 대사제, 왕 중 왕으로서 하느님으로부터 기름 부음을 받았고, 인류 구원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신 ‘구세주’이시다. ‘메시아’라는 말은 구세주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왕조 시대에 다윗 왕 이후에는 신망 있는 왕을 갖지 못했다. 이스라엘인들은 다윗 왕의 이미지와 결합된 이상적인 왕이 다시 올 것이라는 ‘메시아 대망’의 경향을 갖게 됐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과 달랐다. 사울 왕은 어렵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느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점쟁이를 찾고 무당을 찾았다. 그런데 다윗은 어려울 때마다 하느님 앞에 기도했다.

어린 나이의 다윗은 필리스티아인들과 전쟁에서 골리앗을 이김으로써 이스라엘 국민들의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1사무 17장). 다윗을 질투한 사울은 그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으나 좌절되고, 다윗은 우여곡절 끝에 사울의 후계자가 됐다. 처음에는 유다 지파의 왕이었으나, 사울과 그의 후계자가 죽은 후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됐다.

다윗에게 특별한 점은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고난이 닥칠 때 기도에 전념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이 하느님 소유이며 그분 섭리로 세상이 이뤄진다는 것을 굳게 믿는 성실한 신앙인이었다. 사실 사람은 갑자기 엄청난 고난이나 어려움이 닥치면 막상 기도하기 쉽지 않다. 우선 인간적인 능력으로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후배 신부의 오래된 차를 타고 독일 고속도로를 이용해 다른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세찬 비와 돌풍을 동반한 태풍이 몰려와 고속도로는 아수라장이 됐다. 시야는 불과 몇 미터밖에 안 보이는 상황에서 죽음의 공포가 우리를 덮쳤다. 그러자 후배 신부는 묵주기도를 하자며 먼저 기도를 시작했다. 나도 주머니에서 묵주를 꺼내 함께 큰 소리로 한 시간 이상 묵주기도를 바쳤다. 밖의 환경은 여전했지만 기도를 하면서 점차 용기가 생겼고 마음도 차분해졌다. 그 당시 우리도 다윗처럼 위기의 순간에 기도를 통해 하느님 도우심의 손길을 체험한 것이었다.

다윗의 기도가 빛난 순간은 전투에서였다. 다윗에게 기도는 승리를 위한 노력이었다. 여호수아가 아말렉족과 싸움 중 다윗이 산에서 두 손을 들고 기도하는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다(탈출 16,8-16).

한편, 다윗은 자신의 역사에서 가장 큰 죄를 짓게 된다. 욕정에 눈에 어두워져 부하 우리야를 죽이고 그의 아내인 밧 세바를 취한 것이다. 이때 나탄 예언자가 밧 세바 사건으로 다윗을 꾸짖었다(2사무 12,1-15). 다윗은 그때 바로 하느님께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통회했다. “그때 다윗이 나탄에게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하고 고백하였다. 그러자 나탄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임금님의 죄를 용서하셨으니 임금님께서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2사무 12,13). 최고의 권력자이면서도 자신의 죄를 지적하는 예언자의 말에 겸손하게 통회하는 다윗은 역시 인간적인 매력과 함께 이스라엘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을만하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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