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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기도] (6) 한나의 기도

하느님 응답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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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0 발행 [1356호]
하느님 응답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 율리우스 카롤스펠트 작 ‘기도하는 한나’. 출처=「아름다운 성경」



성경에서는 왜 한나와 같은 평범한 여인의 기도가 ‘위대한 다윗 왕조의 씨앗’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을까? 그것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기도도 하느님의 놀라운 역사를 이루는 축복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삼손이 죽은 후 이스라엘에는 눈에 띄는 민족의 영웅이 나타나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여전히 주변 이방인 나라들과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있었을 때다.

마침내 모세와 비교될 큰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가 사무엘 예언자였다. 예언자 사무엘의 어머니가 바로 한나이다. 한나와 그의 남편 엘카나는 에브라임 산악 지대에 살았는데 남편은 브닌나라는 또 다른 아내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나는 불행하게도 아이가 없었다. 아이가 있었던 브닌나는 한나를 몹시 괴롭혔다.

한나는 목이 메어 먹지도 못했을 정도로 고통에 시달렸다. 당시에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은 큰 수치와 하느님의 벌이며 미래가 없는 저주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한나는 항상 하느님께 울며 애원하며 기도했다. 한나는 지독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상처를 기도로 극복하려 했다.

어쩌면 한나는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을 것이다. “한나는 마음이 쓰라려 흐느껴 울면서 주님께 기도하였다”(1사무 1,10). 한나는 자기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주님 앞에 토해 내며 통곡으로 주님 앞에 기도했고 때로는 마음속으로도 기도했다. “한나는 속으로 빌고 있었으므로, 입술만 움직일 뿐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엘리는 그를 술 취한 여자로 생각하고…”(1사무 1,13).

한나는 마음에 쌓여 있는 모든 고통, 분노, 절망, 아픔들을 하느님 앞에 있는 모습 그대로 드러냈다. 우리의 경험을 봐도 기도로 치유되기 위해선 먼저 상처가 드러나야 한다. 한나에게 기도는 자신의 모든 것, 상처까지도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신앙 행위였다. 한나는 자신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느님이 계심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나는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서원했다. “그는 서원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만군의 주님, 이 여종의 가련한 모습을 눈여겨보시고 저를 기억하신다면, 그리하여 당신 여종을 잊지 않으시고 당신 여종에게 아들 하나만 허락해 주신다면, 그 아이를 한평생 주님께 바치고 그 아이의 머리에 면도칼을 대지 않겠습니다’”(1사무 1,11). 한나는 하느님께 그저 아들을 보내 달라고만 하지 않았다. 자신의 욕심과 소망만을 채우는 기도가 아니었다. 자신의 기도가 하느님의 뜻과 연결되기를 소망했다.

또 한나는 응답을 확신하는 기도를 했다. 성전의 사제가 “안심하고 돌아가시오.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당신이 드린 청을 들어주실 것이오” 하고 위로하자 그 한마디에 힘을 얻은 한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용기를 얻고 마음의 평화를 느껴 얼굴에 생기를 가졌다. 결국 한나는 임신해 아들을 낳게 되었다. “한나는 ‘내가 주님께 청을 드려 얻었다’고 기뻐하면서, 아이의 이름을 사무엘이라 지었다”(1사무 1,17-20).

우리가 기도할 때 어떤 기도든 하느님이 응답하심을 믿어야 한다. 비록 내가 기대한 쪽으로 응답되지 않아도 내게 선하게 역사하심을 믿어야 한다. 눈물로 애절하게 기도했던 한나를 통해 모든 고통과 수난을 감수하며 묵묵히 기도로 하느님께만 의지했던 우리들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기억해 본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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