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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이야기] (46) 하느님 나라, 하늘 나라

[복음 이야기] (46) 하느님 나라, 하늘 나라

하느님 나라 입국엔 회개·믿음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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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2 발행 [1306호]
하느님 나라 입국엔 회개·믿음이 필수

▲ 예수님의 가르침은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것이다. 그림은 운보 김기창 화백 작품 ‘되찾은 아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이 설교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신 첫 말씀이며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 가르침, 즉 복음의 핵심어이기 때문이다.

헬라어 성경 본문에 각인된 ‘바실레이아 투 테우’(βασιλεια του Θεου, 하느님의 나라)는 ‘인간을 구원하실 참된 세상의 지배자는 살아 계신 하느님이시다’라는 신앙 고백과 연결돼 있다. 그 이유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나라를 설교의 주제로 삼으실 때 항상 그 가르침의 중심에 하느님을 두고 설명하셨고, 이 놀라운 선물에 대한 인간의 응답을 항상 요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 응답은 바로 ‘회개’와 ‘믿음’이다.

따라서 신ㆍ구약 성경 전체 내용은 ‘예수님은 그리스도(구세주)이시다’라고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고, 그 내용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인간은 ‘회개’하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도식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느님의 나라는 신약성경 전체를 통해 모두 122번 나온다. 그중 99번이 마르코ㆍ마태오ㆍ루카 복음 곧 ‘공관복음서’에 나온다. 이 가운데 90개 본문이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이라고 성경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마태오 복음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직접 말하지 않고 ‘하늘 나라’(라틴어로 ‘Regnum Caelorum’-레눔 첼로룸)로 표현한다. 이는 유다인들이 즐겨 쓰던 표현으로 마태오는 복음서에 하늘 나라를 무려 51번이나 쓴 반면, 하느님의 나라는 단 4번만 표기했다. 이는 ‘하느님’이란 거룩한 단어를 직접 쓰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이스라엘식 관념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성경학자와 신학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하느님의 통치’로 이해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다가올 하느님의 나라는 인간인 로마 황제가 통치하는 나라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나라이다. 이 하느님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에 ‘이미’ 온 나라이며, 구세주 재림하실 때 완성될 나라이다. 또 그리스도 도래 때까지 교회를 통해 이 땅에 현존하는 나라이다.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구약 시편(47편, 93편, 96-99편)을 통해 찬송되었고, 다니엘서는 하느님을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모든 생물을 지배하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다니 14,5)으로 고백하고 있다. 이처럼 하느님의 나라는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과 회당 전례를 통해 찬양하고 고대하던 나라이다.

예수님께서는 직접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마태 12,28),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마태 13,3-9; 마르 4,1-9; 루카 8,4-8), ‘가라지’(마태 13,24-30.36-43), ‘저절로 자라는 씨앗’(마르 4,26-29), ‘겨자씨와 누룩’(마태 13,31-33; 마르 4,30-32; 루카 13,18-21), ‘보물과 진주 상인’(마태 13,44-46) 등의 비유를 통해 하느님의 나라는 인간 눈에 초라한 모습을 띠지만 그 실상을 발견한 자는 모든 것을 처분해 손에 넣을 만큼 값진 것이라고 설명하셨다.

또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세리’(루카 18,9-14), ‘착한 사마리아인’(루카 10,25-37), ‘매정한 종’(마태 18,21-35), ‘되찾은 아들’(루카 15,11-32),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마태 7,15-20; 루카 6,43-45),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마태 7,7-11; 루카 11,9-13) 등의 비유를 통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자신을 낮추어 자비를 청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을 베풀며, 하느님의 선하심과 용서의 삶을 닮고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이 가르침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하느님 나라로 초대하신다. 가장 악한 죄인들조차도 회개하고 성부의 무한한 자비를 받아들이라는 부름을 받았다. 하느님의 나라는 지상에서 이미 겸손한 마음으로 그 나라를 받아들이는 이들의 차지가 되고 있다”(107항)고 고백하고 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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