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복음이야기] <38> 성전 (5)

“이 얼마나 장엄한 성전입니까”

Home > 사목영성 > 복음 이야기
2014.11.30 발행 [1292호]
“이 얼마나 장엄한 성전입니까”

▲ 출처=「더 원스탑 바이블 가이드」, 생활성서



이방인의 뜰을 지나 헤로데 성전 경내로 들어가는 문은 오직 유다인에게만 개방됐다. 그러나 유다인 여인들도 성전 경내 첫 구역인 ‘여인의 뜰’까지만 허용됐다.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이 아기 예수에게 할례를 베풀고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하고 아기 예수를 봉헌하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에 왔을 때 시메온과 예언자 한나를 만난 곳도 이 여인의 뜰이라 학자들은 추정한다. 유다 여인들이 성전 경내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여인의 뜰에는 나팔 모양의 헌금함이 13개 있었다. 순례자들은 이 헌금함에 성전 세를 바치고 돈과 값비싼 물품들을 봉헌했다. 예수님은 이 여인의 뜰에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시어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고 계셨다. 큰돈을 넣는 많은 부자 가운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와서 렙톤 두 닢을 넣는 모습을 보셨다. 예수님 시대 유다 사회에서 과부는 남편의 재산을 관리할 수 없었기에 다른 이의 자선에 의존해 궁핍하게 살아야 했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지켜본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라며 하느님께 삶 전체를 내놓는 과부의 모습을 닮으라고 가르치셨다(마르 12,41-44; 루카 21,1-4 참조).

여인의 뜰 사면 모퉁이에는 4개의 큰 방이 있고 양편으로 회랑이 있었다. ‘가운데 뜰’로 불린 이 방들은 나지르인들과 회복한 병자(요한 5,1-16 참조)를 위한 방과 제단용 나무와 포도주를 보관하는 방으로 사용됐다.

여인의 뜰에서 15개 계단을 올라가면 ‘이스라엘인의 뜰’로 들어가는 아름다운 청동문이 있었다. 20명의 장정이 달라붙어 힘겹게 열어야 할 만큼 육중했던 이 문은 ‘니카노르 문’이라 불렸다. 이 니카노르 문이 열리면 예루살렘의 하루가 시작됐다. 니카노르 문을 통해 유다의 남자들만 제물을 바치러 ‘이스라엘인의 뜰’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 뜰은 상징적으로 종교상 유다의 남성이 여성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장소였다.

이 뜰 너머에 ‘사제의 뜰’(제관의 뜰)이 있었다. 이곳부터 실제로 ‘성소’였다. 사제의 뜰에는 희생제물을 도살하는 장소와 제물을 위한 제단과 정결 예식을 위한 청동 물두멍이 있었다. 하느님께 바쳐질 희생 짐승들은 8개 말뚝에 묶여 도살했기에 늘 피비린내와 지방과 내장을 태우는 악취로 가득했다. 대사제는 사제의 뜰 난간 중앙에 마련된 작은 계단 위에서 이스라엘을 축복했다.

성전은 사제의 뜰에서 12계단 위에 솟아 있었다. 이방인의 뜰과는 30암마(약 13.5~16m)의 표고 차가 났다. 성소는 솔로몬 성전의 성소 크기와 똑같이 40암마(약 18~21m) 크기였다. 너비 역시 똑같이 20암마로 성소와 지성소는 휘장으로 구분돼 있었다(마태 27,51; 마르 15,38; 2역대 3,14).

성소 입구에 기둥이 있었다. 헤로데는 이 기둥 꼭대기에 로마를 상징하는 황금 독수리를 장식하려 했으나 이를 반대하는 폭동이 일어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성전 문은 향백나무에 황금을 입히고 하느님의 창조를 상징하는 황금 포도나무를 새겨넣었다. 이 포도나무 때문에 로마 군인들은 “이스라엘의 진짜 신은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바쿠스)”라고 조롱했다.

성전에는 유다 최고의회인 산헤드린이 열리는 방과 성결례의 물을 길어다 놓은 방이 있었다. 둘레에는 사제들의 숙소와 사무실로 쓰인 3층으로 된 38개의 방이 이었다. 또 창을 내 실내를 아주 밝게 한 성소에는 즈루빠벨 성전에서 사용했던 일곱 가지 촛대와 하루에 2번 바치는 황금 향단 등 성물이 있었다. 이 촛대는 예루살렘을 멸망시킨 티투스 장군이 전리품으로 가져왔는데 지금도 로마의 포로로마노 앞에 있는 서 있는 개선문에 그 장면이 새겨져 있다.

성소 안에는 어둡고 영원한 정적에 잠겨 있는 지성소가 있었다. 이 지성소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1년에 단 한 번 대사제만이 이곳에 들어가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를 향해 떨리는 마음으로 향을 피웠다.

유다인들에게 있어 이 성전보다 더 장엄한 것이 없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모든 유다인이 그렇듯이 “얼마나 대단한 돌들이고, 얼마나 장엄한 건물들입니까”(마르 13,1)라며 감탄했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