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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이야기] (33) 회당 (하)

기도와 독서의 전례 거행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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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6 발행 [1287호]
기도와 독서의 전례 거행 장소

▲ 시나고그의 중심은 지성소로 휘장이 쳐있으며 그 앞에 토라를 읽고 설교할 베마가 있다. 사진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지난 2010년 로마 시나고그를 방문한 모습. 【CNS 자료사진】



회당을 뜻하는 라틴말 ‘시나고그’는 헬라어로 쓰인 70인역 구약성경 ‘시나고게’에서 나온 말로 히브리어 ‘에다흐’를 옮긴 것이다. 아울러 70인역에는 시나고게와 함께 ‘기도의 집’을 뜻하는 ‘프로세우케’를 혼용해 사용했다.

회당을 가리키는 헬라말이 하나가 아닌 이유는 팔레스티나와 이스라엘 지역 밖으로 흩어져 있던 유다인 거주지인 디아스포라에서 회당이 수행했던 기능이 여러가지였기 때문이다.

회당은 제사를 드리는 장소가 아니므로 이슬람 모스크처럼 제단이 없다. 따라서 성전을 상기시키는 어떠한 예절도 희생도 없었다. 회당의 중심은 ‘아론 하코데쉬’(지성소)이다. 유다인들은 계약의 궤를 모시던 성전 지성소처럼 휘장을 친(탈출 40,3 참조) 회당 지성소 안에 ‘테바’(궤)를 두고 마치 계약의 궤에 만나가 든 항아리와 아론의 지팡이, 계약의 판들(히브 9,3)을 모셨던 것처럼 ‘토라 세페르’(모세오경 두루마리)를 보관했다. 휘장이 쳐진 지성소 앞에는 율법에 따라 늘 등불을 켜 놓았다(탈출 27장 참조).

지성소 앞 중앙에는 율법 낭독과 설교자를 위한 ‘베마’(강론대)가 자리했고 설교자는 항상 예루살렘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그날 선포한 성경 내용에 대해 설교했다. 유다인들은 설교자의 말을 듣기 위해 서로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고 일부 바리사이는 앞자리를 차지해 자신의 경건함을 뽐내기 위해 뇌물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는”(마태 23,6)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를 꾸짖으시기까지 했다.

회당에서 전례는 간소했다. 회당은 하루 3번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개방됐다. 회당은 적어도 성인 남자 10명이 모여야 열렸다. 전례가 시작되기 전 회당지기들은 바닥에 박하수를 뿌려 공기를 정화했다.

전례가 시작되면 회중은 모두 일어서서 예루살렘을 향한다. 회당 전례는 기도와 토라 봉독으로 이뤄졌는데 먼저 유다인의 신앙고백인 “쉐마 이스라엘”(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신명 6,4-5)를 선창자에 따라 낭송한 후 기도로 시편과 ‘18조 기도문’(2마카 1,24-25)를 외웠다.

이어 ‘마기드’라 불리는 독서자가 베마에 올라가 토라를 봉독한 후 설교를 했다. 토라는 3년에 걸쳐 모세 오경 전체를 완독할 수 있도록 본문을 153단으로 구분해 놓았다. 이 예식이 교회 전례 안에도 들어와 3년 주기로 전례력이 운영되고 있다. 이때 시중드는 이 ‘핫잔’은 독서자 가까이 있다가 잘못 읽었을 때 그것을 정정해 주고, 회중을 분개케 하거나 웃게 할 구절이 나왔을 때에는 봉독을 중단시켰다. 절마다 히브리말로 읽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아람어로 번역해 주었다.

마기드의 설교가 끝나면 ‘마프티르’라고 부르는 독서자가 나와 예언서를 골라 읽었다. 예수님께서도 고향 나자렛 회당에서 마프티르에게서 넘겨받은 두루마리 성경에서 이사야서 58장 6절을 봉독하시고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고 선포하셨다.

마지막으로 축복문(민수 6,24-26)을 회당장이 낭송했다. 회당장은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라고 기도할 때마다 회중은 “아멘”으로 응답했다.

회당은 전통적으로 10명의 설립자가 의회를 구성해 그중 한 사람(때로는 3명)을 회당장으로 임명했다. 초대 교회도 이 제도를 도입했다. 회당장과 의회는 개종자의 입회 결정과 공동체 재정 관리는 물론 지방 재판관이나 교사를 임명하고 지역민 간의 민원을 해결했다.

예수님 시대 유다 사회에서 회당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회당 출입을 거부당하는 것은 유다인으로서 큰 수치였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고백하면 회당에서 내쫓기로 유다인들이 이미 합의하였기 때문이다”(요한 9,22)라는 성경 말씀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예수님 시대 회당과 성전은 서로 대립하는 전례 장소가 아니었다. 회당에선 기도와 독서가 봉독됐고, 성전에서는 장엄한 희생 제사가 봉헌됐다. 가톨릭교회는 회당과 성전의 예배 양식을 모두 받아들여 거룩한 미사를 통해 말씀과 성찬의 전례를 거행하고 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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