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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필로미나의 기적- 아들 찾는 미혼모에게 누가 돌을 던지나

[새영화] 필로미나의 기적- 아들 찾는 미혼모에게 누가 돌을 던지나

강제입양 보낸 미혼모 실화 통해 죄, 용서의 의미 생각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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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6 발행 [1259호]
강제입양 보낸 미혼모 실화 통해 죄, 용서의 의미 생각하게 해

▲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은 강제입양된 아들을 찾아나선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묻는다.
1920년대 초부터 70년간 아일랜드는 궁핍한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을 받고 미혼모 아기들을 세계 각국에 강제입양시켰다. 정부가 국고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자행한 악행이었다.

 실화를 담은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감독 스티븐 프리어스)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핏덩이 같은 아들을 강제로 입양 보낸 젊은 미혼모의 삶을 그렸다.

 10~20대 초반의 미혼모들은 수녀원에 입소해 하루 12시간 동안 강제노역에 동원됐다. 하루 노동시간을 채워야 단 한 시간 아기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됐다. 아기를 갓 출산한 미혼모들은 아파도 진통제조차 맞을 수 없었고, 아기가 숨을 거두면 수녀원 마당에 그냥 매장됐다. 수녀원이 인권유린의 현장이 된 것이다.

 주인공 필로미나(주디 덴치)도 정결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녀들에게 죄인 취급을 받는다. 그도 수녀원 세탁실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아이와 격리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필로미나는 낯선 부부의 손에 이끌려 차에 올라타는 아들 모습을 수녀원 창너머로 보고는 울음을 터뜨리는데….

 세월은 흘러 필로미나는 할머니가 된다. 필로미나는 아이가 50세 생일을 맞는 해에 아들을 찾기로 결심한다. 아들이 있다는 것을 숨기는 게 더 큰 죄로 느꼈기 때문이다.

 필로미나는 전직 BBC 기자인 마틴 식스미스(스티브 쿠건)의 도움을 청하고, 사회부 출신 기자인 마틴은 필로미나의 여정을 동행 취재한다.

 마틴 기자와 필로미나는 수녀원을 방문해 입양기록을 찾지만 남은 기록이라곤 입양 보낼 당시 '아이를 평생 찾지 않겠다'는 각서뿐이다. 마틴 기자는 우여곡절 끝에 필로미나의 아들 기록을 찾아낸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아들은 이미 8년 전 세상을 떠났다. 동성애자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살았던 아들이 에이즈로 사망한 것이다. 이를 알게 된 필로미나는 망연자실한다.

 필로미나는 아들과 함께 생활했던 이들을 통해 아들 앤소니가 살아 있을 때의 사진과 영상을 보게 된다. 햇살 속에서 뛰어노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필로미나는 그리움에 젖어든다. 그런데 영상에는 죽기 직전, 어머니를 찾기 위해 아앨린드 수녀원을 방문한 앤소니 모습이 나온다.

 마틴 기자는 입양기록을 숨겼던 수녀들에게 분노한다. 마틴 기자는 필로미나와 다시 수녀원을 찾아 앤소니를 만난 원로 수녀에게 분노를 폭발한다. 수녀는 말한다. "나는 평생 수도자로서 정결과 순명을 서약했다"고.

 정결을 지키지 못한 미혼모를 평생 죄인으로 규정하고, 그 죄에 대한 벌로 아들을 평생 만나지 못하게 한 수녀에게 필로미나는 차분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는 당신을 용서한다"고.

 수녀들은 필로미나를 미혼모라는 이유로 그를 평생 죄인으로 낙인찍었다. 반면, 자신이 미혼모라는 죄책감을 안고 살았던 필로미나는 아들을 찾지 않는 것이 더 큰 죄라는 생각으로 아들을 찾아 나섰고, 수녀들을 용서했다. 영화는 죄와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묻는다. 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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