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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품성구와 나]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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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0 발행 [1258호]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시편 34,9)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1981년 겨울 사제수품을 준비하면서 앞으로 어떤 사제로 살아갈 것인가를 자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사제로 살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보고 맛 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깨달을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의 삶은 완전히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요한복음 15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15,9) 하시고,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15,11)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주님 사랑 안에 머무름으로써 주님 사랑을 느끼고 알게 된다면 우리 마음은 무한한 영적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 당시 이런 노래를 자주 흥얼거렸습니다.

 "세상에 외치고 싶어, 당신이 누구신지. 세상에 외치고 싶어, 깊고 크신 사랑. 세상 사람 다 알게 되리. 왜 내가 늘 기쁜가. 진정 그들은 놀라리라. 내겐 두렴 없음을. 세상에 외치고 싶어, 당신이 누구신지. 세상에 외치고 싶어, 주의 크신 사랑. 주의 크신 사랑."

 저는 그렇게 외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 후, 그러니까 7년 전, 주교로 임명되면서 사목 표어로 영광송의 후반부인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를 선택하였습니다. 이 기도문은 우리가 너무나 자주 기도하는 것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늘 내 마음 안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라는 말은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제수품과 주교수품 때 서원한 처음의 마음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그리고 하느님의 뜻이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실현되기를, 그리하여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시고 그 나라가 영원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성직자나 수도자라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저도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칠 즈음에 사제성소에 대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처음 받았을 때의 그 설렘과 뜨거움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드디어 신학교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을 때 제대 앞에 엎드려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봉헌하고자 했던 그 첫 마음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갑작스레 주교로 임명받고 곧이어 주교품을 받을 때 그 당황스러움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지만, 하느님의 뜻이 나를 통하여 조금이나마 실현될 수 있도록 그분의 충실한 도구가 되자고 다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저의 이러한 마음이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이어지기를 늘 기도합니다. 또한 그분의 뜻과 나라가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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