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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지금-죽음을 준비합시다](12) 죽음 준비에 도움이 되는 영화들

[영원한 지금-죽음을 준비합시다](12) 죽음 준비에 도움이 되는 영화들

영상으로 만나는 진정한 죽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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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8 발행 [1061호]
영상으로 만나는 진정한 죽음의 의미


 죽음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앞서 소개한 바 있다(평화신문 1월 31일자 1054호 참조). 이번 호에서는 영화 몇 편을 골라봤다. 종합예술이라는 영화의 특성상 죽음을 좀 더 친근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이해하고 묵상하도록 이끌 것이다. 집 가까이 있는 비디오대여점에 가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 편은 구해볼 수 있을 듯.
 

 ▨이키루(1952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


 이키루는 '살다'라는 뜻의 일본어다. 세계적 거장 아키라 감독 작품으로, 평생 시청 공무원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다. 시청 공무원 와타나베씨는 어느날 위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게 된다. 생전 처음 결근을 한 주인공은 '왜 내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에 밤잠을 못 이룬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낸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시청에 낸 민원. 그는 온 힘을 다해 공원을 만든 뒤 뿌듯한 마음으로 죽는다.
 이 영화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다가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한 죽음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수선화 필 무렵(원제 : Go Toward the Light '빛을 향해 가라', 1988년, 마이크로브 감독)


 에이즈로 죽어가는 8살짜리 소년과 가족의 사랑을 그린 호스피스 영화의 고전으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 즉 빛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알려준다. 죽음이 무엇인지 묻는 아들에게 아빠는 "손에 낀 장갑이 몸이고, 장갑 속에 있는 손이 영혼이다. 장갑을 벗으면 손이 빠져나오는 것처럼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라고 설명한다.
 아들 임종 순간 엄마는 이렇게 속삭인다. "곧 빛을 보게 될 거야. 긴 터널을 지나서 빛을 보게 되면 고통이 없어져. 빛을 향해 가거라…." 영화는 아들이 엄마 품에 안겨 평온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유혹의 선(1990년, 조엘 슈마허 감독)


 사후 세계를 경험해보고자 죽음 실험에 나선다는 매우 독특한 소재를 다룬 영화이다. 의대생 다섯 명이 모여 죽음 실험에 도전한다. 각자 차례로 1분간 사망상태를 경험하기로 한 것. 넬슨은 사망사태에서 어릴적 사고로 죽은 친구를, 조는 그동안 사귀었던 여자들을, 데이브는 어린 시절 자신이 심하게 놀려댔던 여자아이를, 그리고 레이철은 죽은 아버지를 만난다…. 죽음의 세계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현재의 연속이라는 것을, 죽음 이후 삶은 현재 삶의 결과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이 라이프(1993년, 브루스 조엘 러빈 감독)


 주인공 존스는 아버지와 가족들을 창피하게 생각하며 성공하기 위해 집을 도망쳐 나온다. 큰 성공을 거둔 뒤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한 존스는 신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존스는 태어날 아기에게 자신의 모습과 아기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디오에 담아놓는다.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존스는 세상을 떠난다.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커다란 위기가 닥쳤을 때 절망하기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숭고함을 깨닫게 한다.
 
 ▨축제(1996년, 임권택 감독)


 임권택 감독 특유의 한국적 영상미와 함께 한국적 죽음관을 한 눈에 보여주는 수작이다. 영화는 치매 증상을 보이다가 죽은 할머니 장례 과정을 입관부터 하관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묘사한다. 주목할 점은 죽음과 그 이후의 저승세계가 무섭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편안한 안식처럼 묘사되고 있다는 것. 착하게 살다가 천수를 누리고 죽은 이 장례를 통해 죽음이 반드시 두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실감나게 그렸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모인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이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장례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할머니 죽음은 화합의 장이기도 하다. 죽음이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것처럼 기막힌 역설이 또 있을까.
 
 이 밖에 죽음을 묵상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화로 △공포 탈출(1993년, 피터 위어 감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1999년, 믹 잭슨 감독) △8월의 크리스마스(1998년, 허진호 감독) △체리 향기(1998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원 트루 씽(1998년, 칼 프랭클린 감독) △타임 투 리브(2005년, 프랑소와 오종 감독) △씨 인사이드(2007년,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잠수종과 나비(2007년, 줄리앙 슈나벨 감독) 등이 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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