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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의 해 2부] 바오로 서간과 신학 사상(6) 필리피서와 필레몬서

[바오로의 해 2부] 바오로 서간과 신학 사상(6) 필리피서와 필레몬서

필리피 신자들 후의에 감사와 축복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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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2 발행 [992호]
필리피 신자들 후의에 감사와 축복 전해


필리피서와 필레몬서는 사도 바오로가 필리피 교회와 콜로새 공동체의 필레몬에게 각각 보낸 서간으로, 에페소서 및 콜로새서와 함께 옥중서간이라고도 부릅니다. 옥중서간이란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썼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필리피서
 ◇필리피와 바오로
 필리피는 에게해 건너편 그리스 북부 지방인 마케도니아에 있는 도시였습니다. 지금은 폐허가 됐지만 바오로 사도 당시에는 제국의 수도 로마와 아시아를 잇는 교통 중심지이자 무역 중심지로 아주 번창한 도시였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립 왕이 기원전 360년쯤에 건설한 도시로 자신의 이름을 따서 필리피라고 불렀습니다. 로마제국이 마케도니아를 점령한 후 기원 전 31년에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퇴역 군인들을 이곳으로 이주시켰다고 합니다.
 바오로가 필리피에 처음 간 것은 2차 선교여행(50~52년쯤) 때였습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16,6-40), 바오로는 환시 중에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달라는 메시지를 받고 유럽 대륙에 첫발을 내디딥니다. 네아폴리스를 거쳐 필리피에 도착한 바오로는 자색옷감장수 리디아라는 부인을 만나 그 집안에 복음을 전하고 그 부인의 간청으로 그 집에 잠시 머물러 필리피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리디아 집은 말하자면 필리피 교회의 요람이 된 셈입니다. 그러나 필리피 사람들의 박해로 감옥에 갇히는 등 고통을 당한 바오로는 그곳에 오래 있지 못하고 떠나지요.
 
 ◇집필 배경과 시기, 장소
 바오로 사도가 필리피 신자들에게 편지를 써 보낸 것은 한마디로 필리피 신자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후의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리피 신자들은 바오로가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에 에파프로디토스를 보내 바오로를 시중들게 하고 선물도 딸려 보냈습니다. 바오로의 표현에 따르면 그 선물은 "향기로운 예물이며 하느님 마음에 드는 훌륭한 제물"(필리 4,18)이었습니다.
 그런데 에파프로디토스는 바오로의 시중을 들다가 그만 병이 나 죽을 뻔했지요. 다행이 회복했습니다만 필리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을 본 바오로는 그를 필리피로 돌려 보내는 길에 필리피 신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또 그들을 격려하고자 이 편지를 썼던 것입니다.
 사실 바오로는 필리피 신자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다른 공동체들에게서는 물질적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필리피 신자들에게서는 물질적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2코린 11,9 ; 필리 4,15-16)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필리피 신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바오로의 마음이 서간 곳곳에서 묻어나 있지요.
 그렇다면 바오로가 감옥에 갇혔다는 곳은 어디일까요? 아직도 설이 분분합니다만 많은 학자들은 에페소를 꼽고 있습니다. 바오로는 에페소에서 큰 시련과 환난을 겪었는데(1고린 15,32 ; 2코린 1,8-10 ; 11,23) 그곳에서 3년 가까이 머무른 것으로 보아 감옥에 갇혀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지요.
 집필 시기는 코린토2서를 썼을 때와 비슷한 시기 또는 그 직후인 55~56년쯤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주요 내용과 특징
 서간은 특정 주제에 대한 바오로의 사상을 일관되게 담고 있다기보다는 감사 편지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는 먼저 필립피 신자들을 위해 애정어린 마음으로 기도하면서(1,3-11), 감옥에 갇혀 있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합니다(1,12-26). 역경 속에서도 오히려 기뻐하는 사도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이어서 바오로는 필리피 신자들에게 훈계합니다. 굳건한 믿음을 지니고 일치하며 겸손하게 구원을 위해 노력해야 할 뿐 아니라 기뻐하라고 당부하지요(1,27-2,18). 특히 그리스도 찬가(2,6-11)는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겸손과 순종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그런 다음 바오로는 티모테오와 에파프로디토스를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내려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합니다(2,19-30).
 또 바오로는 이제 분위기를 바꿔 거짓된 할례를 주장하는 이단을 조심하라고 권고하고는 자신을 본받으라고 당부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늘 기뻐하며, 참되고 고귀한 것들을 추구하라고 거듭 당부하지요(3,1-4,9).
 바오로는 필리피 신자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후의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인사와 축복을 전합니다(4,10-23).
 
 ▨필레몬서
 필레몬서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짧은 분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서간의 일차 수신인은 필레몬이라는 한 인물이지만 아피아라는 자매와 아르키포스, 그리고 필레몬 집에 모이는 이들 또한 공동 수신자입니다. 따라서 필레몬서는 개인적 서간이지만 또한 작은 교회에 보내는 편지이기도 합니다.
 
 ◇집필 배경과 시기
 학자들이 유추하는 집필 배경은 이렇습니다.
 소아시아의 콜로새 공동체에는 필레몬이라는 유력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오네시모라는 종이 있었는데 그 종이 주인을 버리고 도망쳐서 감옥에 갇혀 있는 바오로를 찾아왔습니다. 아마 바오로가 필레몬 집을 방문했을 때 대면한 적이 있었겠지요.
 아무튼 바오로를 만난 오네시모는 회개하고 바오로를 가까이서 시중 들었고 바오로는 그를 "옥중에서 얻은 아들"(1,10)로 여기지요. 그런데 바오로는 오네시모를 마냥 곁에 두고만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시 로마제국 노예법에 따르면 노예가 도망치면 주인은 그를 엄벌에 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예를 도망치도록 도와준 이도 재산권 침해로 범죄의 공범이 됐다고 합니다.
 따라서 바오로는 한편으로는 오네시모가 언제 주인에게 고발당할지 모르고 자신 또한 공범자로 몰려 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네시모를 주인인 필레몬에게 돌려주기로 하고 그를 노예가 아닌 "사랑하는 형제"(1,16)로 받아들여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써보내게 되지요.
 집필 장소와 관련해서 바오로가 로마와 카이사리아에서 투옥된 적이 있는 데다가 편지에서 "나 바오로는 늙은이인 데다가 이제는 수인까지 된 몸"이라는 서간의 내용을 바탕으로 로마 또는 카이사리아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집필 시기는 바오로가 3차에 걸친 선교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서 체포돼 카이사리아 감옥에서 2년 동안 있던 시기(58~60년) 또는 로마로 압송된 후(61년?) 쯤으로 추정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바오로가 에페소에서도 투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집필장소가 에페소이고 집필시기는 필리피서를 썼던 시기와 비슷한 55년 또는 56년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주요 내용과 특징
 25절에 불과한 짧은 분량으로서 내용은 오네시모를 잘 받아달라는 부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편지에는 다른 서간들에서 볼 수 있는 강한 권고나 주장 같은 것을 전혀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청원의 애절함이 편지 전체에 흐르고 있습니다. 불같고 강직한 성격의 바오로에게 이런 유순한 인간적 면모가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오네시모의 주인인 필레몬에 대한 정중하고 겸손한 청, 그리고 늙어서 얻은 아들 오네시모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밴 편지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 필리피에서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바오로와 실라스가 간수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로마 바오로 대성전 프레스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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