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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수도생활 위협하는 조선소 사절

환경과 수도생활 위협하는 조선소 사절

트라피스트 관상수녀회 관상 수녀들이 수녀원 밖으로 나온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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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5 발행 [946호]
트라피스트 관상수녀회 관상 수녀들이 수녀원 밖으로 나온 까닭은?


수녀들과 환경운동가들,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
주택단지를 조선소로 불법 전용하려는 STX중공업 비난


관상수도회인 '엄률시토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회' 수녀들이 14일 긴급히 봉쇄를 풀고 경남 마산시 구산면 수정리 수녀원을 나와 아침 일찍 서울로 상경했다.
 이날 트라피스트회 총 27명 수녀들 중 종신 서원자 19명은 이례적으로 로마본부 총장의 허가를 받아 수정리 주민,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 회원 등 300여 명과 함께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법제처장과 면담을 요청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단 수녀원에 입회하면 부모상을 제외하고 평생 수도원 밖으로 나오지 않고 관상생활을 하는 봉쇄 수녀들이 마을 주민,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집단으로 정부종합청사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STX 중공업이 수녀원과 인접한 마산시 구산면 '수정지구 공유수면 매립지' 일대에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고, 이로 인해 주변 자연환경과 주민들 건강이 위협받고 트라피스트회의 정상적 관상 수도생활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STX 중공업은 '부품 물류창고를 짓는다'고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실질적으로 선박 블럭 제조 작업을 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아예 조선소를 건립하기 위해 산업단지로 매립지 용도변경을 추진해왔다. 주민대책위와 마창환경련, 트라피스트회는 "STX 중공업이 주택단지로 매립이 허가된 '수정지구 매립지'를 사실상 조선소로 불법 전용하고 있다"며 마산시와 STX 중공업 등을 창원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트라피스트회 장혜경(요세파) 원장 수녀는 "몇 달 동안 매립지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 수도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물류창고 공사가 끝나면 소음이 멈출 것으로 알고 참아왔다"며, "현장조사 결과 선박 제조 작업을 하고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장 수녀는 특히 "STX 중공업이 수정지구 매립지를 산업단지로 변경해 조선소를 건립할 경우 소음 뿐 아니라 야외 도장, 연마, 용접 등 선박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쇳가루와 분진, 중금속 폐수로 인해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정만 매립지의 경우 바다를 향해 탁 트여있는 다른 조선소 지역과 달리 산으로 둘러싸여 분진과 소음 피해가 더욱 심하고, 바다 조류의 흐름이 늦어 폐수로 인한 바다 생태계 오염도 훨씬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장 수녀는 "조선소가 들어서면 STX조선이 위치한 경남 진해시 죽곡동처럼 환경오염으로 인해 마을 주민들 삶의 터전이 사라질 뿐 아니라 유기농 잼 제조 판매와 농사를 지으며 관상생활을 하는 수녀회가 존폐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대책위와 마창환경련은 특히 "STX 중공업이 마산시 묵인 하에 공청회나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채 조선소 건립을 주민들 몰래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주민대책위와 마창환경련, 트라피스트회 대표들이 이날 법제처 관계자들을 만나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주민과 자연환경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은 수정지구 조선소 건립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상경한 것이다.
 장 수녀는 또 "회사 측이 수녀회에만 이주대책을 마련해주겠다고 회유했으나 주민들을 버려두고 수녀회만 이주하는 것은 그리스도교 정신에 어긋난다"며 "마창환경련, 주민들과 연대해 수정만 조선소 건립 저지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회장 오세향 수녀)도 트라피스트회의 힘겨운 노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 '엄률시토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회' 장혜경 원장 수녀가 마산 구산면 수정마을 주민,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 회원 등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수정지구 매립지 조선소 건설 반대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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