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안동 물돌이 겨울캠프 동행 체험

몰라보게 어엿해진 우리 아이들에게서 앞날의 희망이 보인다

Home > 기획특집 > 가톨릭세상보기
2003.01.19 발행 [708호]
몰라보게 어엿해진 우리 아이들에게서 앞날의 희망이 보인다


▲ 1.민속놀이 체험시간에 꽁꽁 언 강에서 썰매를 타며 즐거워하는 청소년들.2.청소년들이 종이로 화회탈을 만들어 쓰고 탈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3.도산별시(백일장)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 글짓기에 몰두하고 있는 청소년들.
사람들은 경북 안동을 ‘한국 속의 한국’이라고 부른다. 가장 한국적인 전통과 문화가 안동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안동에서 지난 3일부터 나흘간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는 ‘2003 안동 물돌이 겨울 캠프’가 열렸다. 평화방송·평화신문이 가톨릭상지대학과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청소년들에게 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새롭게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한 것. ‘물돌이’이란 낙동강이 마을 한가운데를 휘감아 돌아가는 하회(河回)마을을 상징하는 말이다.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청소년들은 “한국의 전통이 살아있는 안동 곳곳을 돌아보고 각종 문화 체험을 하면서 호연한 선비 정신, 예와 효의 소중함 등을 깊이 체험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최측이 제공한 철도청 특별열차를 타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안동역에 도착한 것은 지난 3일 오후3시30분께. 문화 체험 캠프라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포도대장과 포졸로 분장한 교사들이 개찰구를 나오는 청소년들을 맞이하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것 같다”며 환호성을 올렸다. 이들은 곧 버스에 올라 KBS 대하 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장, 안동민속박물관 등을 돌아보고, 가톨릭상지대학 내 기숙사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저녁 식사 후 청소년들의 눈길을 끈 프로그램은 ‘하회별신굿 탈놀이 공연’과 ‘하회탈춤 강습’. 양반탈, 각시탈, 할미탈 등으로 분장한 강사들이 하회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면서 수호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탈춤을 추던 전통(무형문화재 제69호)을 재현한 뒤, 춤사위를 가르쳐주자 장단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흥겨워했다.

○…이튿날인 4일 기상 후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고 아침식사를 한 참가자들은 ‘예절 교실’에 참가, 본격적인 한국 문화 배우기에 나섰다. 교사들의 인도에 따라 도령복과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참가자들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웃어른들께 인사하는 법과 올바른 예절을 배웠다. 지난 밤 함께 자면서 정이 든 친구와 개구쟁이처럼 장난을 치던 아이들도 전통 한복을 입자 어느새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옛 선비처럼 근엄한 자태를 뽐냈다. 또 한복을 입은 채 선비들이 즐기던 다도(茶道)를 직접 해보고, 장고와 북 장단 등 우리 가락을 배우며 한국 문화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점심 식사를 마친 청소년들이 도착한 곳은 고려말 풍산(豊山) 류씨(柳氏) 집성촌으로 형성된 하회마을. 태극 무늬 형상, 연꽃이 물에 떠 있는 연화부수(蓮花浮水) 형상을 하고 있는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낙동강 가의 절벽에서 양반들이 풍류를 즐기던 ‘부용대’, 마을의 으뜸 가는 고가(古家)인 문경공 겸암 류운룡(1539∼1601) 선생의 종택 ‘양진당’, 마을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가 열리던 ‘삼신당’ 등을 둘러본 아이들의 입에서는 절로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삼신당에서 600여년의 세월을 살아온 고목 앞에선 아이들은 옛 마을 사람들처럼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부모의 건강과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기도.

이날 저녁 청소년들은 참가자 중 남자와 여자 각각 한명을 선발해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이색 체험을 했다. 정구영(중3)군과 민주화(중1)양이 신랑과 신부로 분장, 서로 맞절을 하고 술잔을 나누며 전통혼례를 시연하자 아이들은 신기하고 부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았다.

또 강사로부터 혼례상에 올려져 있는 대추와 곶감은 풍부한 자녀출산을 의미하고, 신랑 신부가 두개의 표주박에 술을 따른 뒤 서로 돌려 마시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이 되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을 듣고, 전통혼례가 지닌 풍부한 의미와 유래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흘째 아침 청소년들은 또 한 차례의 예절 교실에 참석, 유희걸 전 안동시립민속박물관장으로부터 조금은 딱딱하지만 효와 어르신 공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강의를 들었다. “효는 부모에게 단지 좋은 선물을 해 드리는 차원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부모 마음이 즐겁고 편안하도록 해드리는 것”이라고 유 관장이 설명하자 아이들은 그간 부모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린 점을 반성하듯 손을 모은 채 경청했다.

또 오후에는 퇴계 이황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으며 영남 유림의 구심점이었던 도산서원, 신라 문무왕 12년(672)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봉정사, 전통문화 보전과 연구를 위해 설립된 한국국학진흥원 등지를 돌며 유학과 불교 문화가 꽃피웠던 찬연한 한국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국학진흥원에서 3차원 입체 영상으로 퇴계 이황의 사상과 삶에 대한 비디오를 관람한 아이들은 ‘인간이 만물 중에 가장 뛰어난 것은 착한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음의 싹을 길러 세상과 더불어 살 때 비로소 선비가 될 수 있다’는 이황 선생의 말을 되새기며, 착한 청소년으로 자랄 것을 굳게 다짐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가장 큰 흥미를 끈 것은 민속놀이 체험시간. 둘쨋날 하회마을을 돌아본 뒤 아이들은 꽁꽁 언 강에 마련된 스케이트장에서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사들과 함께 썰매를 타고, 팽이를 치면서 즐거워했다. 저녁에는 숯 검댕이에 얼굴이 시꺼멓게 변하는 줄도 모른 채 참나무 화덕에 구운 고구마를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또 사흘째 밤에는 종이로 된 하회탈을 직접 만들어 쓰고 그간 배운 탈춤을 친구들 앞에서 자랑하며,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친교와 우정을 쌓기도 했고, 캠프 마지막 날 오전에는 가톨릭상지대학 운동장에서 옛날 선조들이 명절을 맞아 하던 연날리기, 짚공 차기 등의 민속놀이를 하며 흥겨워 했다.

○…마지막날 오전 캠프 참가자들은 다시 한번 과거 여행을 떠났다. 퇴계 이황을 기념해 열렸던 과거(도산별시)에 참가해 캠프 기간 중에 보고 느낀 점을 글로 표현하는 백일장을 치렀다. ‘하회마을’, ‘내가 본 안동’ 등을 주제로 글짓기 나선 아이들은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임했으며, 백일장 결과 박치용(서울 신정초 6학년) 군이 장원 급제, 가톨릭상지대 학장상을 받고, 어사화와 관복을 입은 채 장원급제 행렬을 재현했다. “장차 사람들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박군은 “재미난 캠프를 마치면서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아 기분이 좋다”면서 “빨리 집에 가서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자랑해야겠다”며 기뻐했다.

○…물돌이 캠프는 1월3∼6일, 10∼13일, 14∼17일에 이어 24∼27일 한차례 더 열리며, 전국 초·중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철도청 특별열차(인솔교사 현지 파견)와 2인1실의 대학기숙사 시설이 제공된다.

문의 및 신청 : 054-858-2533∼4
안동문화관광정보센터, www.welcomeandong.com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
오늘의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