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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4) 땀부 수녀들의 의료 교육 활동

잠비아 (4) 땀부 수녀들의 의료 교육 활동

150병상 규모 병원 지으며 성 필립스 유치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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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1 발행 [723호]
150병상 규모 병원 지으며 성 필립스 유치원 운영


▲ 1. 성 필립스 유치원 원장 신복희 수녀가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2. 땀부 성 필립스 성당 전경. 오른쪽이 성전이고 성 필립스 유치원은 왼쪽 끝에 있다.3. 머리에 먹을 것을 이고 가는 땀부 주민들.
 대부분 후진국이 그렇지만 잠비아의 의료 수준도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잠비아에서도 오지 중 오지로 꼽히는 땀부는 의료 사각지대나 마찬가지다. 땀부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 무려 150여㎞나 떨어진 먼 곳에 있을 뿐 아니라 시설 또한 우리 식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차편이 없어 병원까지 가는 것도 큰 일이지만 가봐야 1년 중 6개월은 기초의약품도 구경하기 힘들고, 약품이 없어 최근 5년간 엑스선(X-Ray)을 못 찍었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수준을 짐작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통계에 따르면 잠비아 의사와 간호사 절반 가량이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상태라고 한다.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 절반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잠비아 국민 평균 수명이 37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2000년 7월부터 땀부에서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는 프란치스꼬 전교봉사 수녀회가 병원 건립에 발벗고 나선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땀부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하자는 것이다. 수녀회 총원장 하이디 브라우크만 수녀는 "병원이 너무 멀고 또 돈도 없어서 죽을 때나 되어서야 겨우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부러진 다리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불구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국에서는 아주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것인데도 여기서는 치료를 받지 못하니까 평생 불구의 몸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 허술한 병원도 가지 못해서 말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 짓기 시작한 병원은 1000평의 150병상 규모로, 아직 기초공사 중이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문을 열 계획이지만 우리 돈으로 7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를 마련하는 것이 큰 숙제로 남아 있다. 내과의사인 브라우크만 수녀는 병원이 완공되면 외과와 마취과 의사를 초빙해 제대로 된 병원 모습을 갖추고, 이곳 땀부에서 제2의 선교사 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어서 수술하기 위해서는 전기를 끌어와야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땀부 주민들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고귀한 생명을 잃게 하지는 않겠다는 브라우크만 수녀의 의지는 단호하다.

 병원이 환자를 위한 것이라면 수녀회가 올해 3월 문을 연 '성 필립스 유치원'은 땀부의 미래가 영그는 곳이다. 좀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분야가 교육이라는 것은 뜨거운 교육열을 밑천 삼아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한 우리나라 사례를 통해 이미 입증된 사실.

 수녀회가 유치원을 세운 것은 잠비아의 부실한 학교 교육을 조금이라도 보충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3월30일 축복식을 가진 성 필립스성당에 붙어있는 유치원에서는 지금 80여명의 어린 꿈나무들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유치원 원장 신복희 수녀는 "무엇보다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아이들이 스폰지처럼 잘 받아들이는 것을 볼 때에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학습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몰라요. 가르치는 그대로 금방금방 따라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것을 느낍니다. 커서 배우는 것보다 어릴 때에 유치원에서 기초교육을 제대로 받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 수녀는 한국돈으로 1500원밖에 안되는 적은 돈이나마 학부모들로부터 매달 유치원비를 꼭 받고 있다. 다 해봐야 유치원 버스 기름값도 안되지만 원비를 받는 이유는 주민들이 자립정신을 키우는 데 공짜 근성만큼 나쁜 것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이 없다면 곡식으로라도 반드시 유치원비를 받는다. 수녀회는 내년부터는 한반을  더 늘여 모두 120명의 어린이를 받을 계획이다.

 한국에서 가는 데 사흘 걸리는 머나먼 오지 땀부의 성 필립스 유치원 앞마당에는 지금 피부색만 검을 뿐 우리 자식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는 귀여운 아이들이 재잘대며 뛰어놀고 있다. 그 아이들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비교가 안될 만큼 잘 살고 있는 우리 몫이다.   땀부(잠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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