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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은 왜 마케팅 안하나

천가영(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교육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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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1 발행 [905호]
천가영(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교육학과 3년)


 종교 박물관인 우리나라에서 3대 종교를 꼽으라면 대개 가톨릭, 개신교, 불교를 든다. 그 중에서 가톨릭하면 명동성당, 김수환 추기경, 미사를 떠올린다. 비종교인에게 가톨릭이란 그저 귀에 익은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비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적 잠시 성당을 다닌 경력도 있고 현재 가톨릭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그렇다보니 종교가 없는 사람들처럼 종교가 낮설지도 않고 종교인처럼 맹목적으로 종교를 바라보지도 않게 되었다.

 특정 종교에 대한 의견은 아무래도 타 종교와 비교라는 방식을 벗어나기 어렵다. 자식이 어머니의 친구 아들과 비교 당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내가 어렸을 적, 맛있는 과자를 준다고 교회에 따라갔던 아이들과 엄마 손잡고 절에 갔던 아이들은 많아도 학용품 준다고 성당에 따라갔던 아이들은 많지 않았다. 교리를 널리 알리고 신앙을 확장시키는 것이 종교의 목적이라면 왜 성당은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는지 궁금하다. 가톨릭은 마케팅에 약하다.

 가톨릭은 종교보다도 자선단체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무래도 가톨릭이 이웃과의 사랑을 강조하기 때문이 아닐까. 가톨릭은 다른 종교에 비해 사회에 환원하는 봉사의 비중이 크다. 가톨릭의 이러한 뜻은 매우 긍정적이며 우리네 삶에 깊이 적용시켜야 할 덕목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가톨릭은 세속과 구분을 뚜렷이 한다. 나는 예전에 종교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에게서 클래식도 세속음악으로 취급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또한 가톨릭은 비종교인에 대해 속세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자녀라고 말하면서도 가톨릭 스스로가 내부에서 울타리를 치고 있는 셈이다. 색안경을 쓰면 주변을 올바로 바라볼 수 없다.

 나는 가톨릭이 이러한 색안경을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책 삼아, 또는 마음을 식히러 사찰로 구경을 나서는 사람들은 많지만 성당은 신자가 아니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성당이, 미사를 드리는 곳이 엄숙해야하기도 하지만, 주님의 곁에 보다 많은 사람들을 두기 위해서는 그들이 심심할 때 발길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되면 더 좋지 않을까.

 또 한가지, 바라는 것은 세상의 선과 악이 힘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시국에서 그래도 끝까지 고정된 선을 지켜줬으면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이 어찌 돌아갈지 두렵다고 말하고, 국제정세는 정의가 아닌 힘의 논리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선과 믿음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마음을 기대고 잡아줄 수 있는 존재가 돼 줬으면 한다. 가톨릭이 존재함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도 선과 믿음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순수한 민중의 종교가 되는 것이 앞으로 가톨릭이 걸어야 할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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