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왕영선 센터장 "아이들이 듣고 싶은 말…'괜찮아'"

[어서오세요] 왕영선 센터장 "아이들이 듣고 싶은 말…'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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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26 10:24 수정 : 2022-05-26 14:22


○ 방송 : CPBC 뉴스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왕영선 막달레나 / 용산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

[앵커] 청소년 주일을 맞아서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계신 분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서울 용산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왕영선 박사님 나오셨습니다.

▷ 박사님,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 요즘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 아무래도 팬데믹으로 인한 고민이 좀 컸었는데요. 한 2년 전에 팬데믹이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이제 집에 있는 시간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가족 갈등이 좀 심했습니다. 근데 이제 2년 정도 시간이 지나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됐지만 또래와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오게 되는 정서적인 문제, 특히 이제 우울이나 불안, 외로움 이런 것들을 많이 호소했죠.

▷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가 되면서 지금 학교 수업이 다 대면 수업으로 다시 전환이 됐는데, 이걸 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 그렇죠. 그러니까 한 2년을 지금 원격수업을 받으면서 집에 있던 아이들이 다시 학교를 가게 되는 상황이 되니까 아이들 입장에서는 내가 왜 꼭 학교를 가야 되나, 그 다음에 학교를 가면 친구들을 또 사귀어야 되잖아요. 근데 이 사회적 관계를 훈련하는 시간들이 좀 부족하다 보니까 친구들 사귀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거기다가 학교라는 공간이 생각보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어려워요. 뭐냐하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되죠, 친구도 잘 사귀어야 되죠, 선생님 말씀도 잘 들어야 되잖아요. 그런 것들에서 우리들이 눈치채기 어려운 어려움들을 아이들이 내면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그리고 요즘 스마트폰 달고 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어떤 이야기 해주고 싶으세요?

▶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사실 부모님들이 엄청 고민들을 하시는데 중독이라는 단어도 어머님들이 많이 쓰시고 하지만 제 입장에서 이렇게 보면 이 팬데믹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또 원격수업하면서 늘 모니터 앞에 있어야 되는 애들 입장에서 특별히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래서 스마트폰에는 정말 세상 재밌는 게 다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것을 놓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고 저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그것을 좀 선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 사실 스마트폰이 거의 한 100만 원 하거든요. 근데 우리가 아이들이 "엄마, 나 100만 원만 줘" 그러면 쉽게 주는 부모는 없어요. 근데 100만 원짜리 기계를 사주면서 "알아서 잘 써라" 이렇게 얘기하고 주시는데 그것을 어떻게 잘 쓰는지 가르쳐 주시는 것이 어른들과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이 들고, 지금 이제 방송이라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스마트폰 안에서 아이들이 사이버 세상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어마무시하게 많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단적으로 얘기하면 사이버 폭력 또 음란물 문제 그런 것들이 심각한데 어른들은 잘 모르세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사님이 바라보시는 바람직한 청소년의 모습, 어떤 모습일까요.

▶ 저는 제가 이제 상담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다 보니까 아이들이 자기 자신한테 좀 친절했으면 좋겠어요. 괜찮은 사람이다. 잘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좀 바라봤으면 좋겠고, 그런 시선이 좀 내재화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우리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면 부모 세대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 한 두 가지 정도로 제가 정리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첫 번째는 우리 아이들이 정말 애쓰면서 살고 있다라는 것을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한테 부모님한테 바라는 게 뭐냐, 이런 질문을 하면 아이들이 자기를 그냥 있는 그대로 좀 받아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기대치가 높다. 그것도 힘들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잘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태어나서 기기 시작하고 걷기 시작하고 다 배운 거잖아요. 그렇게 지금까지 뭔가 배우면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부모님들은 그것은 인정 안 해주시고 못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세요. 제가 부모 집단 상담 같은 걸 이렇게 하게 되면 부모님들한테 여쭤봅니다. "하루 종일 아이한테 하는 말이 어떤 건지 한 번 기억해 보시고 한 번 적어보실까요?"하면 체크리스트예요. 일어나라, 밥 먹어라, 숙제 있니?, 학교는 가니?, 친구 만나서 뭐 했니?, PC방 그만 가라, 스마트폰 그만 봐라, 이런 얘기들만 주로 하지 오늘 뭐가 힘들었어?, 뭐가 재밌었어?, 어떤 친구 만나서 즐거웠니? 이런 감정에 대한 얘기를 전혀 안 하시더라고요. 사실 그래서 집단 상담이 끝나면 부모님들이 놀라세요. 아, 내가 하루 종일 애한테 이런 말밖에 안 했구나.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런 말만 들어면서 자존감을 키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인정해주는 말씀들을 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잘하고 있다" 이런 얘기. 그런 생각이 지금 막 들고요. 제가 이제 대학생들 대상으로 상담을 해보면 상처가 많아요. 근데 청소년기에는 표출을 못하다가 이제 성인이 되면서 자기가 왜 이렇게 힘든가 싶어서 상담실을 찾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한테 "자라면서 부모님한테 듣고 싶었던,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뭐야?"라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렇게 대답해요. "너 잘하고 있어. 괜찮아.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 그렇게 듣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안 해주셨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교회에서 만나는 어른들이, 성당에서 만나는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좀 시선이 좀 따뜻했으면 좋겠고요. '잘하고 있다, 힘들진 않아?, 괜찮아" 이런 얘기를 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모델링 하는 어른이 좀 필요해요. 저희 교회 안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잖아요. 저희들은 성인도 있고 제일, 예수님이 계시죠. 그런데 이제 그 예수님을 만나려면 어른들을 통해서 만나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한테 정말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쳐다봐주고 그 다음에 그런 인정하는 말을 해주면 참 좋겠다. 그리고 우리 교회 안에 김수환 추기경님도 계시고, 이태석 신부님도 계시고, 또 요셉의원의 선우경식 선생님도 계신,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시고 또 명동밥집에는 천 명이 넘는 봉사자들이 일을 하고 계신다는데 그런 것들을 알려주고 교회 안에 돈이나 물질에 관계 없이 헌신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모델링이 되는 어른이 있다라는 걸 좀 보여줬으면 좋겠고요. 다들 알고 계시지만, "아이들한테 너 뭐 되고 싶니?"라고 물어보면 조물주 위에 건물주, 그 다음에 유튜버, 연예인, 크리에이터 이렇게 돈 많이 벌고 인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해요. 그런데 우리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이, 그런 좋은 어른들을 통해서 아이들도 좀 갖게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들이 꼭 돈 많이 벌어야 되고 인기가 있어야만 되는 게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어른이 되는 것도 괜찮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어른들이 할 일이 많습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따듯하게 봐주고 또 모범이 돼 주는 것.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용산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왕영선 센터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cpbc 김형준 기자 | 입력 : 2022-05-26 10:24 수정 : 2022-05-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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