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 ‘십자가의 길’ 선보인 공예가 신정은

옻칠 ‘십자가의 길’ 선보인 공예가 신정은

Home > NEWS > 가톨릭
입력 : 2022-02-25 03:00


[앵커] 옻칠 공예작품 감상하신 적 있으신지요?

자개장이나 작은 탁자 등과 같이 옻칠 작품이나 공예품은 표면이 반짝반짝한 것이 특징인데요.

‘옻칠은 반짝인다’는 편견을 깨는 것에 더해 옻칠로 십자가의 길을 만든 공예가가 있습니다.

신정은 작가 개인전에 이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암흑과 같은 우주의 한가운데 별빛이 샘솟는 듯합니다.

예수님의 고통과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 염료에 메추리알 껍질로 도드라지게 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올해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가 개최한 제25회 가톨릭미술상 추천작품상 수상자인 공예가 신정은 작가의 14처 작품들입니다.

신 작가는 명동 갤러리 1898에서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을 주제로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습니다.

정성을 다해 만든 옻칠 작품은 어둡지만 안에서 바깥으로 영롱하면서도 반짝이는 빛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작가 역시 옻칠로 제작한 작품은 반짝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이번 작품은 파격 그 자체입니다.

반짝임과 대비되는 거친 질감을 옻칠에 구현했습니다.

옻칠 작품이지만 반짝이지 않도록 옷칠에 토분과 거즈, 알껍질, 두부를 사용해 예수님이 짊어진 인간의 죄의 무게와 고통을 표현한 겁니다.

‘십자가의 길’ 하면 떠오르는 구상적인 이미지를 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상처와 고통의 기억을 떠오르게 함으로써 십자가의 길 기도를 이끌고 있습니다.

<신정은 미카엘라 / 공예가>
"가장 궁극의 고통을 표현하려면 역시 조형요소에도 가장 궁극적인 요소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추상적으로 더 표현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사실 처음에 보시면 ‘이게 14처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앞에서 하나하나 보시고 그 당시 예수님의 입장을 같이 묵상하면서 보시면 그 안에서 본인의 십자가의 길과 만나는 지점을 분명히 생각하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하는 내용의 5처 제작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다는 신 작가.

반면, 베로니카가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린 것을 묵상하는 6처는 곧바로 이미지가 떠올라 가장 수월하게 작업한 작품입니다.

12처부터 14처까지 이어지는 예수님의 죽음은 어둡고 컴컴하지만 그 안에 밝은 '부활의 빛'과 '희망'을 엿보게 합니다.

신 작가는 실제로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죽음과 부활을 깊게 묵상한 뒤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사순을 앞두고 열리는 십자가의 길 전시회를 통해 고통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의 모습을 반추해보면 어떨까요.

전시회는 28일까지 이어집니다.

CPBC 이힘입니다.



cpbc 이힘 기자(lensman@cpbc.co.kr) | 입력 : 2022-02-25 03:00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