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로 운송되는 동물들…"동물도 생명입니다"

택배로 운송되는 동물들…"동물도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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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3 04:00

[앵커] 지난달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한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반려동물'에 해당하지 않는 동물들은 여전히 물건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허술한 법망 때문에 택배로 물건과 함께 운송이 되는 동물도 많다고 하는데요.

동물은 생명이라는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형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온라인 동물 분양 사이트입니다.

파충류, 양서류 등의 배송 방식이 '택배'라고 적혀있습니다.

많은 동물 분양 사이트에서 운송 방식으로 고속버스 택배, 퀵서비스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밀폐되고 흔들리는 환경 속에서 동물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종무 라파엘 / 평화와생명동물병원 원장·생명윤리학 박사>
"(택배로 이동하면) 탈수로 죽을 수도 있고 특히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날 같은 때는 체온을 유지할 수 없어서 고체온증이나 아니면 동사될 수도 있고요. 어디로 이동되는지도 알 수도 없는 그 검은 상자에 갇혀서 이동하는 그 자체가 굉장히 극심한 스트레스가 됩니다."

동물이 물건과 동일하게 운송되는 것은 '반려동물'에 해당하는 동물이 법적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동물 가운데 단 6종만을 '반려동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 토끼와 패럿, 기니피그와 햄스터가 여기에 속합니다.

법적으로 '반려동물'에 해당하는 동물은 분양 시 동물운송업자를 통하거나 직접 전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외 동물들을 택배로 발송하는 일은 불법이 아닙니다.

동물보호법은 운송 중인 동물에게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충격과 고통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갖추도록 하고 있지만 모니터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운송방법 위반 사항 적발 건수는 5건에 불과했습니다.

안 의원은 "명확한 동물 배송 근거 법령이 마련돼야 할 때"라며 "반려동물 범위를 확대시켜 많은 동물들의 생명이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범위 확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물이 가진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와생명동물병원 박종무 원장은 '동물택배' 문제는 인식의 문제가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종무 라파엘 / 평화와생명동물병원 원장·생명윤리학 박사>
"우리 생활 속으로 새로운 종을 반려동물로 들이는 결정은 매우 신중하게 생각할, 결정할 필요가 있고요. 그 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는 동물을 물건처럼 택배로 거래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라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만 1,500만 명이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시대.

하느님의 또다른 피조물이자 생명인 동물을 인간의 편의에 따라 대우하지 않는 근본적 인식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허영엽 신부 / 「성경 속 동물과 식물」 저자>
"피조물인 모든 생명은 우선 평등하고 귀하다는 것… 그래서 사람의 편의에 따라서 어떤 경제적인 이유가 많이 작용하겠죠. 이런 부분에서 사람의 욕심이 그런 생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
cpbc 김형준 기자 | 입력 : 2021-10-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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