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민택 신부 "`함께 걷는 교회`, 평신도는 교회의 삶과 사명의 주인공"

[인터뷰] 한민택 신부 "`함께 걷는 교회`, 평신도는 교회의 삶과 사명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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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1 17:31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한민택 신부 /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노드`는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걸어가는’ 교회
‘상명하달’식의 복음화는 성령의 활동과 거리 멀어

구체적 삶의 현실과 체험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출발
평신도, 교회의 삶과 사명의 주인공이라는 의식 필요

개별 교회, 지역 교회 중심의 분권화 과정 가히 혁명적
신앙 감각 심화 및 성장 위한 공부와 기도, 연구 요청돼

[인터뷰 전문]

보편 교회가 오는 10월부터 2년 간 세계 주교 시노드를 엽니다.

주제는 ‘공동 합의를 위한 교회 : 친교, 참여, 사명’인데요.

특별히 이번 시노드는 지역 교회와 대륙, 보편 교회 순으로 3단계에 걸쳐 진행됩니다.

그리스도인 모두가 공동합의성이란 교회 전통을 정착시킬 특별한 시노드가 될 걸로 기대되는데요.

수원가톨릭대 교수이자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인 한민택 신부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민택 신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우선 ‘시노드’라는 게 어떤 걸 말하는 건지 설명부터 해 주시면요?

▶시노드는 교회법에는 ‘대의원 회의’로 번역되는데, 교구 대의원 회의의 경우 교구장 주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선발된 사제, 신자들의 회합입니다. 시노드, 어원으로 따지면, ‘syn(쉰)’는 `함께`를, `hodos(호도스)`는 ‘길’을 의미합니다. 곧 `함께 걸어간다`는 의미로, 교회 구성원 전체가 함께 걸으며 교회의 살아갈 길, 나아갈 길을 식별하는 모임을 의미합니다.

세계주교시노드,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마지막 회기 때 바오로 6세 교황께서 1965년 9월 15일 설립하신 제도로서, ‘작은 공의회’로 불리는데, 교회의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 세계 주교님들이 모여 하는 회의를 지칭합니다. 2-3년 간격을 두고 열리는데, 오는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2년 동안 준비하는 이번 주교 시노드는 16차를 맞습니다.


▷그러면 교회의 당면 문제와 현안들을 함께 논의하는 ‘공의회’와는 또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공의회는 보편 공의회, 관구 공의회, 개별(지역) 공의회 등이 있는데, 사도좌의 승인 아래 개최되며, 주교님들이 모여 하는 회의를 의미합니다. 로마 주교인 교황과의 친교를 표현합니다.보편 공의회는 1962-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개최되지 않고 있으며, 지역에서 주교 대의원 회의가 개최되는 추세입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개별 교회 곧 교구의 장들이 모이는 모임으로, 주교들의 단체성을 중심으로 한 개별 교회들의 친교가 중심에 자리합니다.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을 새롭게 표현하는 양식으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 주교 시노드에서 다룰 주제가 ‘공동 합의를 위한 교회’입니다. 주제가 갖는 의미를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까?

▶벨기에 루벵 대학교의 이 분야 전문가 알퐁스 보라스는 공동합의성을 ‘교회의 DNA’라고 했습니다. 곧 교회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는 것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교회의 원래 모습을 되찾자는 취지라고 보면 좋겠습니다. 공동합의적인 교회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수많은 주제를 다루어 왔는데, 이번에는 공동합의성 그 자체를 주제로 한 것이라 매우 획기적인 것 같습니다.


▷교계 외신들은 이번 시노드를 두고 ‘또 다른 혁명’이라고까지 평가하던데요. 그럴 만한 배경과 이유가 있다고 보십니까?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시는 부분인데요, 사실 교황님께서 처음부터 이것을 강조하지는 않으셨는데, 교황직을 수행하시면서 교회의 근본적 쇄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시노드가 혁명이라고 불릴 수 있다면, 그것은 보편 교회와 지역 교회의 친교를 ‘상명하달식’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교’로 곧 각 지역에서 보편 교회의 보편성을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보라스 신부님에 따르면 교황님의 이러한 의도에는 ‘개별 교회들의 친교 교회론’이 자리하는데요, 이것은 ‘보편주의’적 교회론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교회를 실현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며, 그 교회들이 친교를 이루는 방향을 지향하시는 겁니다. 보편성은 위에서부터 비롯되는 획일화가 아니라, 각 지역교회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것입니다.

▷상향식 의견 수렴을 통해 다수결로 결정되는 민주주의적 합의 과정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한편으론 교도권이라는 개념과는 대립돼 보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교도권에 대해 먼저 말씀을 드려야 하겠는데요, 보통 교도권 하면 권위주의적 느낌이 드는데, 실은 교도권은 하느님 말씀을 잘 간직하고 전달하기 위해 봉사하는 직입니다. 그 직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하며, 말씀을 경청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교도권과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는 결국 같은 원천에서 흘러나옵니다.

가르치는 교회, 성직자와 배우는 교회, 평신도의 권위주의적 구분도 넘어야 할 장벽입니다. 성령께서는 선교사보다 먼저 활동하십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상명하달’식의 복음화는 성령의 활동과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성직자는 하느님 백성의 구체적인 삶의 현실과 체험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교황님께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통해 그 변화를 꾀하고 계신 겁니다. ‘신앙 감각’에 관한 신학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자들이 신앙 감각을 통해 성령의 활동을 식별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기에 민주주의적 합의와는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시노드의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를 발표했고, 그에 따라 이번 회의 때부터 의결권을 수도자들에게도 확대했습니다. 또 지난 2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국장에 처음으로 여성수도자가 임명돼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결정과정에 여성이 투표권을 갖게되는데요. 이런 변화는 어떤 시사점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이번 교황령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사실 그동안 17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교회만 봐도 ‘또 하나의 행사’ ‘또 하나의 문헌’ 정도로 그치고 말지, 진정한 의미에서 공동합의성이 실현되고 있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교황님께서도 이런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개혁하시려는 것이고, 이러한 변화야말로 복음이 순환되고 선포되는 데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앞으로도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더 많은 보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공동 합의를 위한 교회를 이루기 위해 제시된 소주제가 ‘친교’, ‘참여’, ‘사명’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이 듣게 되고, 신앙인들에게 줄곧 요청되는 덕목이기도 한데요. 공동 합의를 위한 교회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공동합의성을 실현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치들이라고 봅니다. 국제신학위원회의 문헌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은 이 공동합의성이 하느님 백성의 ‘생활 방식과 활동 방식’이라고 하면서, 이를 통해 교회가 ‘친교’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고 하였습니다.

곧 정치 세력이나 집단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 안에 모인 자녀들이 이루는 친교야말로, 그리고 그 친교로 모든 사람을 초대하는 것이야말로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이고, 사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참여’를 강조해야 하는데, 참여의 반대는 수동성, 피동성일 것입니다. 많은 평신도 분들께서 교회의 삶과 사명에서 피동적, 수동적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이 교회의 삶과 사명에서 주인공이라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역교회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6개월 간 ‘하느님 백성들의 협의와 참여’를 주제로 주요 안건을 다루는 식별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요. 왜 ‘식별’ 이 필요하고, ‘식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식별의 필요성은 그리스도 진리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활동하실 때, 인간의 역사와 삶 안에서 행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상황은 늘 변하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과 진리는 불분명할 때가 많습니다. 식별은 신앙의 눈으로 시대를 읽고, 교회에 맡겨진 복음을 어떻게 선포해야 할 것인지 헤아려 보는 것입니다. 성찬 안에서 친교를 이루고, 함께 기도하며,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자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분명 그 목소리들과 마음들이 모여 이 시대 안에서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알아볼 수 있고, 필요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수차례 하신 말씀이, 당신이 모든 지역 교회를 대신해서 식별할 수 없다고 하십니다. 각 개별 교회가 식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스스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복음화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교회가 처음으로 아래에서부터 위로 공동합의를 이뤄 주교시노드를 여는데요. 교회의 쇄신, 교회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역교회 모든 구성원이 공동합의를 위한 여정에 어떻게 참여하고, 응답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각 지역에서 교회가 현존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을 분석하고, 교회의 삶과 사명에 대해 식별하는 것은, 성직자만이 아닌 모든 신자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그러한 사명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도적 매개가 중요한데, 지금 있는 제도들이 그 정신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떻게 보완되어야 하고, 어떤 새로운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덧붙이자면, 사회가 우리 교회를 보았을 때 권위주의적이고 획일적인 모습보다는 모든 신자가 살아 있고, 의식적이며, 적극적으로 함께 모여서 교회를 이끌어가는 모습에서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한 아름다운 교회의 모습을 만들어가시는 성령께 모든 신자가 마음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무엇보다 평신도 분들의 신앙 감각을 더 심화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신자들 편에서의 공부, 기도, 연구, 그러한 것들이 훨씬 더 많이 요청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이자 수원가톨릭대 교수이신 한민택 신부님과 함께 ‘공동합의를 위한 교회‘를 주제로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6-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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