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정수용 “강제 징용 판결, 논리의 한계”

[사제의 눈] 정수용 “강제 징용 판결, 논리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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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1 10:24 수정 : 2021-06-11 15:38


"나의 아저씨"

2018년 방송된 이 드라마는,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온 이들이 만나,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대기업 상무로 승진하고 모든 것을 얻습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자신을 따르던 계약직 직원이 회사에서 쫓겨나 도망을 다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냥 모른 척하고 그 직원의 자발적 희생으로 평안을 누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직원을 보호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자신과 아내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야 하고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이야기는 극적으로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가며 해피 앤딩으로 끝납니다. 아무도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지 않았고, 오히려 서로를 통해 성장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우리가 사는 실제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희생이 강요되고 있을까요?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무려 6년을 끌어온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불과 3년 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피해자들도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인정한 것과 상반되는 이례적 판결이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판결문에는 법리적 문제가 아닌 논리도 등장합니다.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승소하게 되면, 일본과의 관계가 훼손되고 이는 결국 한.미 동맹으로 우리 안보와 직결된 미국과의 관계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칩니다.

피해자들의 승소는, 한일관계, 한미관계에 나쁜 영향을 주어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만에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희생으로 우리의 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일까요?


가장 약한 사람의 인권을 외면하면서 얻게 되는 국가 안보가 과연 가능할까요?

국제사회는 점점 반인권적 범죄에 책임을 묻고,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법원은 보편적 가치 수호가 아닌,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기득권만 보호하려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

어려워 보이는 문제일수록, 용기 있게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평안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강제징용 판결, 논리의 한계”였습니다. 진실과 마주하며 얽힌 실타래를 풀기위해 애쓰는 모든 분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1-06-11 10:24 수정 : 2021-06-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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