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사제의 소명? “먼저 찾아가는 사목자”

코로나19 시대 사제의 소명? “먼저 찾아가는 사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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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1 05:00 수정 : 2021-06-11 14:59

[앵커] 사제들은 코로나19 시기, 그동안 어떤 고민을 했을까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 사제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서품 5년 차와 35년 차 사제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이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한 국내 코로나19 사태.

코로나19 2년 차를 지내며 서품 5년차 이하인 사제들은 그동안 어떻게 지내며 무엇을 고민했을까요.

5년 차 사제인 서울 화곡2동본당 보좌 조승현 신부는 미사가 중단됐던 지난해엔 착잡함과 막막함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조승현 신부 / 서울대교구 화곡2동본당 보좌>
"뭘 해야 되는데 하지 못하니까 그러다보니까 외로움도 찾아오기도 했었고 혼자 있어야 되니까. 그리고 무기력증도 찾아오기도 했었고…."

조 신부는 젊은 사제들은 지금도 신자들과 만남을 할 수 없어 여전히 사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승현 신부 / 서울대교구 화곡2동본당 보좌>
"작년에 서품 받은 신부님들이랑 올해 서품 받은 신부님들 얘기를 들어 보면 신자분들 얼굴을 모르겠더라….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고요. 우리가 지금 방역을 위한 마스크를 쓰고 있긴 하지만 이 마스크가 얼굴을 가려버리는 마스크 역할도 해버리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이제 새 사제로서 열정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한데, 그 열정이 많은 시기를 무의미하게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아픔…."

그럼에도 조 신부는 갑작스레 코로나19를 맞은 지난해에 비해 코로나 2년차에 접어들면서 마음가짐과 행동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부족함에 대해 반성하고 기도하면서, 사제가 성당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조승현 신부 / 서울대교구 화곡2동본당 보좌> "미사 안에서 사제의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사제가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도 많이 들고. 그리고 사제가 있어야 할 곳이 단순히 성전 안에서만이 아니고 성당 밖에서도 어려운 청년 분들이라든가 어르신 분들, 아파하시는 분들 곁에서 함께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제 스스로 먼저 방역수칙을 지키는 데…."

서품 35년 차 홍성남 신부는 사제는 신자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조언했습니다.

신자들이 성당에 오지 않고 사제를 불러주지 않을 때는 사제가 먼저 움직이고 다가가야 한다는 겁니다.

<홍성남 신부 /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신자들은 왜 코로나19가 터졌는데,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성당에 나와야되는데 왜 안나와?’ 그것은 나는 안 움직이고 있는 거죠. 저쪽(신자)이 움직이라고 얘기하는 건데, 글쎄 그 생각은 조금 유아적 발상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사람들이 안 오고 안 불러줄 때는 내가 움직여야죠."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격리기간이 길어질수록 외로움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은 사제도 마찬가지.

홍 신부는 이런 때일수록 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홍 신부는 코로나19 발생 직전 시작한 유튜브를 통해 오랜 격리와 단절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로하며 영적인 조언도 해주고 있습니다.

홍 신부는 대면 사목만이 사목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모든 사제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신자들과 호흡하기를 희망했습니다.

<홍성남 신부 /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유튜브) 잘 보고 있다고. 그것도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지금 거의 69개국에서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제가 유튜브를 찍고 신자들이 보고서 잘 봤다는 얘기를 들을 때 ‘아 내가 사제로서의 일을 해내고 있구나’ 하는 만족감이 드는 거예요."

연차에 관계 없이 사제 모두 한 마음으로 바라는 것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코로나19의 종식과 신자들과의 만남입니다.

<홍성남 신부 /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앞에 앉아 있는 신자분들 표정을 보면서 그분들의 웃음을 보면서 강의를 해야지 없던 얘기도 생각이 나는데, 쌩뚱맞게 카메라만 보고 하면 딱 대본만큼밖에 못하는 거예요."

<조승현 신부 / 서울대교구 화곡2동본당 보좌>
"어떤 이유로든 성당에 오시지 못한 분도 있고 코로나19 와중에도 성당에 꾸준히 나오신 분들도 있고 그 모든 분들이 다 고생하셨다고 우리 잘 이겨냈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 말씀처럼 ‘모든 것은 지나가고 남는 것은 하느님 뿐’이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CPBC 이힘입니다







cpbc 이힘 기자(lensman@cpbc.co.kr) | 입력 : 2021-06-11 05:00 수정 : 2021-06-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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