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수 신부 "교회 정화와 쇄신은 가난한 삶에서 출발"

[인터뷰] 김용수 신부 "교회 정화와 쇄신은 가난한 삶에서 출발"

Home > NEWS > 가톨릭
입력 : 2021-05-19 17:00
▲ 예수회 창립자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사진=CNS)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용수 신부 / 예수회 한국관구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성 이냐시오 회심 500주년, 예수회 5월20일부터 ‘이냐시오의 해’ 살아
예수회는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인간의 영혼을 도와

식별과 선택으로 이웃의 영혼을 더 잘 돕는 길 찾아야
예수회원은 죄인이지만 그리스도의 벗으로 부름 받은 사람

교회 정화와 쇄신은 가난한 삶에서 출발
이냐시오 성인 영성 묵상 자료 발간, 강의, 순례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인터뷰 전문]

2천년 가톨릭교회를 이끌어온 수많은 성인들과 수도회의 영성은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이자 유산인데요. 예수회가 내일부터 한 해 동안 ‘이냐시오의 해’를 지냅니다.
예수회 한국관구장 김용수 신부 연결해 ‘이냐시오의 해’의 선포 배경과 의미 등에 관해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김용수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예수회가 내일부터 ‘이냐시오의 해’를 지내는 배경과 의미는 무엇입니까?

▶500년 전 1521년 5월 20일 예수회를 설립한 이냐시오 성인이 스페인의 팜플로나 전투에서 부상을 입으셨습니다. 날아오는 포탄에 맞아서 다리에 큰 부상을 입으셨는데, 예수회에서는 이 날을 기점으로 이냐시오 성인의 회심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부상에서 회복되는 기간 중에 이냐시오 성인은 세상의 영광을 좇아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로부터 이제는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추구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전 세계 예수회가 5월 20일 내일부터 2022년 7월 31일까지를 이냐시오의 해로 보내면서 이냐시오 성인 회심, 500주년을 기념합니다.

7월 31일은 이냐시오 성인 축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 신부님께서는 이냐시오의 해가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냐시오의 개인적인 경험에 영감을 받아서 회심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활동하시도록 허락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냐시오 회심을 특별히 기리는 바로 그런 해가 되겠습니다.


▷이번에 이냐시오 성인의 회심 500주년을 기억하는데, 예수회원들에게 이 회심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냐시오 성인의 자서전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모든 것이 새로 보이게 되었다. 이냐시오 성인은 회심 후에 세상이 추구하던 가치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추구하던 가치를 살아가는 데 자신의 온 삶을 바칩니다.
그래서 현재를 살아가는 예수회원들뿐만 아니라 이냐시오 영성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지금 까지 살아왔던 삶 그리고 행해온 일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면서 그리스도께서 사셨던 가치에 더 투신하는 시간으로 삼고자 하는 것에 있어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예수회의 창설자이자 ‘영신수련’ 영성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신앙인들이 기억해야 할 이냐시오 성인의 삶과 신앙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냐시오 성인의 삶과 영성을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 대표적인 것의 하나는 영혼을 돕는다는 표현으로 들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여기에서 영혼은 어떤 영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을 전인적으로 구체적으로 돕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당연히 물질적인 방식으로도 돕는 것, 이것까지도 포함이 됩니다.

영혼을 돕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라는 예수회 모토의 구체적인 표현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영혼을 더 잘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식별과 선택이 필요하겠고요. 영혼을 돕기 위해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내가 처한 이 상황에서 하느님의 뜻인지 식별할 필요가 있고 식별한 것을 선택해서 구체적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영신수련은 바로 이 식별과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도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앙인들이 이냐시오의 해를 보내면서 이냐시오 성인의 식별과 선택을 모범으로 삼아서 우리의 이웃들을 더욱더 잘 도울 수 있는 길을 발견하고 선택하면 좋겠다고 희망해 봅니다.


▷성인의 삶 가운데서 예수회원으로 살아가는 신부님께 영감이 되고 수도자로 봉헌하는 삶의 버팀목이 되는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예수회원의 신원을 정의하는 다양한 말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제가 살아가는 데 힘을 주는 신원을 정의하는 표현은 예수회원은 죄인이지만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의 벗으로 부름 받은 사람이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표현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 신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 모두는 약하고 부족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넘어질 수 있는 사람들이죠. 마찬가지로 저도 그렇고요. 하지만 또한 동시에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그때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으로 용서를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미션에 참여하도록 여전히 부름 받은 사람이라는 것. 이것이 제게 용기와 힘을 줍니다.


▷이냐시오의 해의 핵심 모토이자 메시지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인데요,
예수회원들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사명 같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속에 있는 오늘,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새롭게 봐야하겠습니까?

▶쉽지 않은 질문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특히 코로나 팬데믹로 인해 인류 전체가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죠.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 사이 만남에도 매우 커다란 제약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시기에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어려움은 사실 노력하지 않아도 바로 볼 수 있고 체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신앙인으로서 이런 힘듦 한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계신 예수님, 그 힘듦 너머의 희망은 우리가 좀 찾고 더듬는 노력을 해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힘듦 안에서도 우리 각자를 위해 애쓰시는 하느님을 발견하고 감사를 드릴 수 있을 때 우리 마음이 각박해지지 않습니다. 럼으로써 우리 곁에 있는 희망도 새롭게 찾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지금의 시대를 살았다면 오늘의 교회 쇄신을 위해 어떻게 하셨을까요?
이냐시오 성인은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가톨릭교회 안에서 정화와 쇄신을 이끌어 오신 분이잖아요. 그래서 신부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회심은 가난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회 총장 아르트루 소사 신부님도 가난은 회심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냐시오 성인 또한 예수님처럼 가난을 그렇게 살아가셨던 분이었고요.

그래서 예수회는 이냐시오의 해를 계기로 우리 생활양식이 어떻게 하면 더욱더 예수님께서 사셨던 가난에 합당하게 일치시킬 수 있을까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예수회원의 삶의 양식이 더욱더 가난의 정신을 반영하도록 우리 예수회원 삶의 규정을 개정하는 그런 과정 중에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정화와 쇄신 역시 마찬가지로 가난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려는 노력에서 출발한다고 봅니다. 물론 가난은 가난 자체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겠죠.

인간의 삶을 짓누르고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절대적 가난은 우리가 당연히 극복해야 할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가난은 바로 그러한 가난은 아니겠고요. 다른 이에게 자기 자신을 더 잘 내어주기 위한 목적에서 가난을 말씀드리는 거죠.

그래서 수도자들은 서원을 통해서 개인 자산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도 공동체 차원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욱더 가난을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자신을 이웃과 세상에 어떻게 더욱더 내어줄 수 있는지에 관해서 가난을 더 적극적으로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혹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을 증거하는 신자 분들은 개인적인 재산이 당연히 필요하죠. 하지만 예컨대 살아가면서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에서부터 가난의 정신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건 우리를 매우 불편하게 하지만 한 명, 한 명이 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실천할 때 교회 공동체, 더 넓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더 잘 보존하는 데 협력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교회 공동체 또한 점차 쇄신되는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냐시오의 회를 지내면서 평신도들이 성인의 영성을 체험하고 배워볼 기회도 있나요?

▶로마 본부에서 이냐시오의 해를 맞아 기획하는 프로그램들도 있고, 각 관구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한국 관구에서는 이냐시오의 해 폐막까지 한 달에 한 번 이냐시오 성인의 여정을 함께 묵상하는 월 피정 안내 자료를 발간합니다. 그 자료는 예수회 한국 관구 홈페이지에 매월 업데이트 되고 있고요.

그리고 예수회원들이 진행하는 이냐시오 성인의 삶과 회심에 관한 강의에 참여하실 수도 있습니다. 또 예수회원들과 함께 일하는 협력자 분들이 전하는 회심 이야기 동영상, 혹은 청년기 이냐시오의 삶을 다루는 그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서강대학교를 비롯한 한국 예수회 다양한 사도직 기관들도 이냐시오의 해를 기념하면서 이냐시오 회심을 기억하는 강의, 순례, 기도회 등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예수회 한국관구장이신 김용수 신부님과 ‘이냐시오의 해’에 관해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5-19 17:0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