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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목) - <2> "10년 만에 첫 휴가 가요"…8월 14일 ‘택배 없는 날’

재생 시간 : 03:53|2020-08-06|VIEW : 157

"10년 만에 첫 휴가 가요"…8월 14일 ‘택배 없는 날’[앵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 국민을 지켜준 숨은 영웅들이 있습니다.바로 국민을 대신해 밤낮 없이 뛰어온 택배 노동자들입니다.전국의 택배 노동자들이 오는 14일 공식 휴가를 떠납니다.8월 14일 ‘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기자] ‘로켓배송’...
"10년 만에 첫 휴가 가요"…8월 14일 ‘택배 없는 날’

[앵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 국민을 지켜준 숨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을 대신해 밤낮 없이 뛰어온 택배 노동자들입니다.

전국의 택배 노동자들이 오는 14일 공식 휴가를 떠납니다.

8월 14일 ‘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로켓배송’이란 말은 배송이 로켓처럼 빠르다고 해서 탄생했습니다.

택배 속도는 점점 빨라져 새벽배송, 당일배송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물건을 편리하게 구매하고 받아볼 수 있는 택배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방역 유지에 한 몫을 톡톡히 했습니다.

하지만 빠른 배송의 이면엔 택배 노동자들의 고강도 노동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또 한 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故 서형욱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한 배송 물량을 버거워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상 증세를 느꼈지만 배송이 밀려 병원에 갈 수 없었고,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올해 들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택배 노동자는 4명.

이후 택배 없는 날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전국택배연대노조와 한국통합물류협의회는 오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공식 휴가, 우리나라에서 택배가 시작된 지 28년 만입니다.

폭우 속에서 배송 업무를 마친 새벽, 한 택배 노동자가 "10년 만에 휴가를 가게 됐다"며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이혜린 마태오 / 배송 노동자, 의정부교구 덕정본당>
"저는 한진택배 소속의 택배 노동자 ‘이혜린 마태오’라고 합니다. 요즘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보통 저는 새벽 6시에 나와서 짧게는 21시, 길게는 최대 23시에서 (밤) 12시까지 업무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루 평균 200개에서 300개의 물량을 여러분의 현관이나 또 여러분의 손에 쥐어드리면서 배송을 하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택배 노동자들이 지쳐 있고, 최근 들어 안타까운 생명이 잇따라 또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8월 14일 ‘택배 없는 날’ 국민운동에 함께 동참해주십시오. 저도 10년 만에 제가 군생활 했던 전주를 2박3일 동안 짧게 혼자서 다녀올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평화를 빕니다."
***(약 1분) cpbc.iptime.org (아이디 cpbcnews / 비밀번호 cpbcnews) 에 영상 있습니다.

SNS에선 택배 노동자들의 휴식을 응원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8월14일_택배없는날'' 해시태그를 달거나, 8월 13일에 택배를 주문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택배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응원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이 단 하루라도 쉴 수 있게 된 건 다행이지만, ''택배 없는 날''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당장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면, 또다시 산더미 같은 배송 물량이 쌓여 있을 겁니다.

한 명이 쉬면 동료들이 배송을 떠맡아야 하는 시스템, 제각각인 고용 형태를 손 봐야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습니다.

''택배 없는 날''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 논의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배기현 주교는 올해 5월 1일 노동절 담화에서 "택배 노동자는 오염된 세상 한가운데서 온종일 목숨을 걸고 땀 흘리는 거룩한 이들"이라며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우리 사회가 지켜내고 우리 교회가 품어 안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