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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 <4> 정호승 프란치스코 시인 "등단 50년은 축복"

재생 시간 : 03:08|2022-11-16|VIEW : 223

[앵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시인이죠.정호승 프란치스코 시인이 등단 50주년을 맞았습니다.등단 반 세기를 기념하는 시집엔 슬픔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겼습니다.정호승 시인을 제가 직접 만나봤습니다.[기자] 명동성당바보가 성자가 되는 곳성자가 바보가 되는 곳돌멩이도 촛불이 되는 곳촛불이 다시 빵이 되는 곳어머니를 잃은 어머니가 찾아오는 곳아버지...

[앵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시인이죠.

정호승 프란치스코 시인이 등단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등단 반 세기를 기념하는 시집엔 슬픔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겼습니다.

정호승 시인을 제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명동성당

바보가 성자가 되는 곳
성자가 바보가 되는 곳
돌멩이도 촛불이 되는 곳
촛불이 다시 빵이 되는 곳

어머니를 잃은 어머니가 찾아오는 곳
아버지를 잃은 아버지가 찾아와 무릎 꿇는 곳
종을 잃은 종소리가
영원히 울려 퍼지는 곳

늦가을 정취가 가득한 명동대성당 들머리에 시 낭송이 울려 퍼집니다.

정호승 시인은 자신의 시가 적힌 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 기념시비 앞에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정호승 프란치스코 / 시인>
“그 시비를 통해서 우리 김수환 추기경님의 실천적인 사랑의 의미, 그 바보의 정신을 한 번 가슴 깊게 성찰해보는 것이 저는 정말 좋겠다고 생각해요.”

등단 50주년은 칠순을 넘긴 정호승 시인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시인은 ‘축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호승 프란치스코 / 시인>
“50년 동안이나 시로부터 버림받지 않고 시를 쓰면서 살아올 수 있었다는 것은 하느님의 큰 축복이다.”

정호승 시인의 시엔 슬픔에 대한 사유가 깊게 묻어납니다.

그래서 ‘슬픔의 시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시집 제목도 「슬픔이 택배로 왔다」입니다.

슬픔과 택배를 연결지은 모티브가 돋보입니다.

<정호승 프란치스코 / 시인>
“슬픔이라는 택배만은 우리가 반송시킬 수 없다. 받아야 된다. 그것이 곧 운명이라는 택배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시기.

정호승 시인은 “슬픔을 나누자”고 말했습니다.

<정호승 프란치스코 / 시인>
“공동체의 슬픔은 공동체 전체가 나누면 조금씩 슬픔에 크기가 있다면 좀 적어지지 않을까요? 슬픔에 무게가 있다면 조금 가벼워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시를 쓰면서 살아온 반 세기.

시를 쓰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을까.

어디에서 삶의 가치와 기쁨을 얻을 수 있었을까.

정호승 시인은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를 씁니다.

<정호승 프란치스코 / 시인>
“시인인 제 입장에서는 시는 나의 기도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