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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목) - <2> 화장실 없는 숙소에서···노동 내몰린 이주 노동자들 “쉴 수 없어요”

재생 시간 : 03:54|2021-03-18|VIEW : 160

제목 : 화장실 없는 숙소에서···노동 내몰린 이주 노동자들 “쉴 수 없어요”[앵커] 지난 겨울, 한파가 몰아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속헹씨가 발견됐습니다.속헹씨의 죽음으로 이주 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최근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올해 춘계 정기총회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주노동자''를 사...
제목 : 화장실 없는 숙소에서···노동 내몰린 이주 노동자들 “쉴 수 없어요”

[앵커] 지난 겨울, 한파가 몰아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속헹씨가 발견됐습니다.

속헹씨의 죽음으로 이주 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최근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올해 춘계 정기총회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주노동자''를 사회적 약자로 선정하고 더욱 사목적으로 배려하자는 뜻을 밝혔습니다.

실제 이주 노동자들의 일터와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전은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눈에 봐도 오래도록 방치된 듯한 비닐하우스.

그러나 이 비닐하우스 속 조립식 패널 숙소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수북이 쌓이고, 간이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이런 숙소에서 많게는 대여섯 명씩 모여 사는 겁니다.


“겨울에 추워서 전기를 쓰면, 사장이 뭐라고 하고. 전기도 자주 나갔어요.”


“숙소에서 혼자 살았는데 방문 열쇠가 없었어요.”

이주 노동자들은 안전과 위생이 보장되지 않은 곳에서 쉼없이 일을 합니다.

하루 평균 10시간에서 12시간 노동을 하고, 주어지는 휴일은 한 달에 단 두 번.


“사장님이 일이 없을 때는 다른 농장의 일도 시켰어요. 10시간 넘게 자주 일을 했어요.”

현행 고용허가제에 따라 이주 노동자들은 취업 기간 동안 사업장 이동 횟수가 제한 돼 있습니다.

고용주가 원할 때만 일을 그만둘 수 있어, 처우가 부당해도 사업장을 쉽게 옮기지 못합니다.

2019년부턴 외국인 지역 건강보험 의무가입이 시행돼 건강보험료를 내지만, 의료혜택도 남의 일입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아픈 사실도 감추고 있습니다.

최근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 노동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배가 부풀어 오르면서도 배를 감싸고 채소를 땄습니다.


“사장님이 무서워서 말하기 힘들었어요. 예전 직원들이 아프다고 병원에 간다고 말하니, 사장님이 기분 나쁘다고 말도 안 하고 그래서. 아플 때마다 친구가 준 복통약을 먹고 참았어요.”

몇 개월 뒤, 이주 노동자 인권지원센터 도움을 받은 뒤에야 ‘난소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비자를 받고 한국에서 생활하는 이주 노동자들이지만, 이들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은주 / 이주 노동자 인권지원센터 ‘지구인의정류장’ 사무국장>
“실제로 이 이주 노동자들이 어떤 곳에 살고 있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잘 알아야 될 것 같아요. 실태조사 이런 거 필요하고. 실제적인 실태조사를 한 뒤에 그거에 대한 정확한 방안을 내놓아야 되는데…”

이주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일부 지자체는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주 노동자들을 돕는 활동가들은 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일상 속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정은주 / 이주 노동자 인권지원센터 ‘지구인의정류장’ 사무국장>
“모든 사람들이 좀 이주민이 어떻게 지내나, 잘 지내나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고 이웃처럼 보시면 지금 닥친 문제들 많이 없어질 것 같거든요. 우리가 같이 사는 거니까 같이 행복하게 조화롭게. 어쨌든 이주 노동하는 동안은 그렇게 살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런 거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많이 키워야 될 것 같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