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1/25(월) - <1> 성탄 아침 경찰에 걸려온 전화…"쓸쓸한데 건배할 사람 없수?"

재생 시간 : 04:09|2021-01-25|VIEW : 250

[앵커] 지난달 주님성탄대축일, 이탈리아 경찰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수화기에선 94세 노인의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는데요.그 노인은 경찰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고립감, 외로움을 호소했다고 합니다.어떤 사연인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기자] 지난달 주님성탄대축일.이탈리아 볼로냐에 있는 무장경찰대 중앙작전센터에 한...
[앵커] 지난달 주님성탄대축일, 이탈리아 경찰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수화기에선 94세 노인의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는데요.

그 노인은 경찰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고립감, 외로움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달 주님성탄대축일.

이탈리아 볼로냐에 있는 무장경찰대 중앙작전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94세 노인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은 사건사고 신고를 한 게 아니었습니다.

<말라볼티 피오렌조 / 이탈리아 볼로냐>
"좋은 아침입니다. 저는 94살 노인 피오렌초라고 합니다. 혼자 집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으니 적적하네요. 성탄 축배를 함께 들어줄 사람도 없습니다. 만약 조금 시간이 되신다면 외로운 저를 위해 10분 만이라도 내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성탄인데 울적한 기분이 드네요."

사정을 들은 이탈리아 무장경찰대는 당직 근무자 2명을 노인의 집으로 파견했습니다.

노인과 경관 2명은 대화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며 아기 예수 탄생을 함께 축하했습니다.

경관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이 노인이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습니다.

성탄을 따뜻하게 만드는 훈훈한 소식이지만 시사하는 점이 작지 않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자가격리, 봉쇄 등의 조치는 고령층의 심리적 어려움을 가중시킵니다.

디지털 기기로 전 세계가 연결되는 시대지만, 디지털 문화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심리적 고립감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는 겁니다.

앞서 경찰에 전화한 94세 노인도 단 10분이라도 대화할 상대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지표들은 고령화 실태를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통계청은 2025년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이며, 203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67년에는 인구 절반이 노인인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연구진도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반영하듯 가톨릭 신자 연령층 비율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주교회의 통계를 보면 60세 미만 신자들은 감소하는 반면, 60세 이상 신자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사회복지 활동을 통한 노인 돌봄에 나서는 한편, 고령층 대상의 각종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양경모 신부 /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
"저희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에서는 일단 집에서라도 신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컬러링북도 만들고 성경 문제 풀이 교재도 작년에 만들어서 보급을 했고요. 올해도 이어서 집에서 학습지 형태로 무언가를 풀어보면서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계속 계획 중이고..."

가톨릭평화방송과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이 공동 제작 중인 ''가톨릭 청춘어게인''이란 프로그램도 이같은 맥락에서 탄생했습니다.

<김태경 PD / 가톨릭 청춘어게인 연출>
"코로나로 인해서 지금 본당의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들이 본당 활동이 어려우세요. 그 분들이 집에서 외출도 어렵고 그런 상황 속에서 어르신한테 신앙을 지속할 수 있는 도구적인 프로그램이 되면 어떨까 싶어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양경모 신부 /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
"(신앙 콘텐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유익한 그런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시니어 아카데미를 대상으로 하는 청춘어게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고립감이라든가 외로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