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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화) - <2> 위령성월, 고인을 배웅하는 이들의 에세이

재생 시간 : 03:21|2020-11-10|VIEW : 125

11/10(화) - <2> 위령성월, 고인을 배웅하는 이들의 에세이세상을 떠난 이의 영혼을 위해 희생하고 기도하는 ‘위령성월’입니다. 고인의 마지막길을 외롭지 않도록 배웅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장례지도사와 유품정리사로 활동하는 이들은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과 경험을 갖고 있을까요. 위령성월을 맞아 죽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에세...
11/10(화) - <2> 위령성월, 고인을 배웅하는 이들의 에세이

세상을 떠난 이의 영혼을 위해 희생하고 기도하는 ‘위령성월’입니다.

고인의 마지막길을 외롭지 않도록 배웅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장례지도사와 유품정리사로 활동하는 이들은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과 경험을 갖고 있을까요.

위령성월을 맞아 죽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에세이를 전은지 기자가 소개합니다.

매일 죽음을 목격하는 이들은 삶의 의미를 어떻게 묵상할까.

우리나라 첫 여성 장례지도사로 알려진 심은이 데레사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아름다운 배웅’이라고 표현합니다.

심씨의 에세이 「아름다운 배웅」에는 빈소에서 만난 고인과 유가족의 모습이 솔직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외부인들이 찾아오는 빈소는 화려하게 꾸미고, 고인은 초라하게 모시는 유가족부터 남편의 유골을 안고 먼 타국땅으로 돌아가는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연을 통해 가족과 관계, 삶의 여정을 돌아보게 합니다.

“아무리 이쁘고 곱다고 해도 마지막 모습이 편치 않은 사람들을 보았으며, 못생기고 불쌍하게 살았던 사람일지라도 마지막 모습이 편안한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모든 삶은 죽음의 문턱에 가면 모두 나타난다.”

또 다른 젊은 장례지도사가 바라본 이별에 관한 책도 있습니다.

양수진 사비나씨는 죽음이라는 단어와는 먼 20대에 장례업계 일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젊은 여성 장례지도사에게 보내는 사회적 편견을 솔직하게 담은 에세이 「이 별에서의 이별」.

죽은 이를 만진다며 손길이 스치는 것조차 꺼리는 이들부터 장례일을 하는 사람은 가족으로 맞을 수 없다는 사람들까지.

자신은 모진 말을 듣고 아파하면서도, 고인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은 늘 가슴 울리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깊이 젖어드는 긴장감을 떨치기 위해 언제부턴가 그 자리엔 나와 고인 둘만 있다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할머니 오늘 제가 예쁘게 화장해드릴게요. 아드님 오시기 전에 예쁘게 해드릴 테니까 걱정마셔요.’”

떠난 이가 남겨둔 물건을 정리하는 일.

유품정리사가 들여다본 인생의 마지막 흔적을 펴낸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의 저자 김새별, 전애원씨는 죽은자의 흔적을 정리하며 고인이 생전에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월급을 털어 서른 명의 노숙인들에게 밥을 해먹이다 고독사한 중년부터 자신의 유품을 어떻게 정리할지 미리 당부하고 떠난 할머니까지.

마지막까지 세상에 사랑을 전하고 떠나는 이들을 통해 따뜻한 온기가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죽음을 예상했던 것일까.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 낙심하고 지나간 날들을 후회하는 대신, 새벽같이 일어나 폐지를 줍고, 저녁이면 성경을 필사하고, 오늘을 열심히 살고 미련없는 내일을 준비했다.”

죽음은 더 이상 은밀히 다루어야 할 이야기가 아닌 삶을 완성하는 이야기.

삶의 마지막 풍경을 기록한 이들의 에세이는 위령성월의 의미를 더욱 깊게 묵상하게 합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