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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금) - <3> 성 후니페로 세라 동상 수난…美 주교 "변질된 항의"

재생 시간 : 04:14|2020-07-10|VIEW : 166

[앵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데요.이런 가운데 후니페로 세라 성인의 동상이 훼손되거나 철거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미국 가톨릭교회는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동상 훼손을 규탄하고 나섰는데요.어찌된 일인지, 본사에서 연수 중인 정석원 신학생이 전해드...
[앵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후니페로 세라 성인의 동상이 훼손되거나 철거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가톨릭교회는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동상 훼손을 규탄하고 나섰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본사에서 연수 중인 정석원 신학생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달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에 있는 후니페로 세라 성인의 청동상 십자가에 밧줄이 걸렸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100여 명이 밧줄을 당겨 성인의 동상을 끌어내립니다.

다음날, 로스앤젤레스 ‘세라 신부 공원’에 있는 성인의 동상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통바와 추마시 원주민 부족의 후손들은 성인의 동상에 줄을 묶어 바닥으로 끌어 내린 뒤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심지어 지난 4일 독립기념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있는 세라 성인 동상을 화염 방사기로 태우고 동상을 철거했습니다.

성 후니페로 세라는 18세기 미국 캘리포니아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파한 스페인 선교사입니다.

1769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첫발을 내디딘 후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21개의 선교지를 세우면서 원주민들에게 복음과 문명을 전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9월 23일, 미국을 사목 방문한 자리에서 “세라 성인은 하느님의 자비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안락한 집 밖으로 나온 본보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니페로 세라 신부를 성인으로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세라 성인의 동상은 원주민 후손들에 의해 철거되거나 훼손되는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원주민 부족 대표 제사 칼데론은 “세라 성인은 자신들의 조상들을 노예로 쓰기에 좋은 존재라고 하며 깎아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선교 단체들은 “세라 성인은 유럽 식민주의를 대표하는 인물로 원주민들의 강제노동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교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샌프란시스코대교구장 코딜레온 대주교는 “역사적인 인물을 기념하는 것은 진지하고 공정한 논의에서 비롯된 것인데 반해, 세라 성인의 동상 철거는 합리적인 논의 없이 변질된 항의 운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철거된 동상 주변에서 구마 기도를 바쳤습니다.

로스앤젤레스대교구장 호세 고메즈 대주교는 “세라 성인은 스페인 군대의 탄압에 맞서 원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했고 서구 문화의 사형 제도를 처음으로 반대한 인물”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로스앤젤레스대교구 로버트 배런 보좌주교는 벤투라 시청에 있는 세라 성인의 동상 앞에서 신자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며 동상 보호에 나섰습니다.

배런 주교는 “세라 성인이 스페인 정부의 원주민 탄압에 저항한 점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며 “성인으로 추앙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상 훼손과 철거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상 훼손을 ‘반국가활동’으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또 미국 가톨릭방송인 EWTN과의 인터뷰에서 선동가들을 비판하고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동상 철거는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철거된 동상들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놀라운 예술 작품들입니다. 프랑스나 어느 곳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 철거에 동참한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들이 무엇을 끌어내리고 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한 손에는 십자가를,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거의 모든 곳을 걸어다니며 원주민 선교에 힘썼던 성 후니페로 세라.

원주민 복음화와 문명화에 헌신한 성인의 삶과 영성이 일방적인 차별과 낙인, 과격한 행동으로 매도되어선 안 될 것입니다.

CPBC 정석원입니다.